■ 원주노숙자상담소를 시작하면서

원주에서 복지사업을 시작한지 벌써 10년이 된다.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일률적인 복지시설보다는 남녀노소 그리고 장애인도 함께 생활하여 더 불편한 사람을 서로 도우며 한가족을 이루는 공동체를 희망한다.




복지시설의 설립자가 그 시설의 주체가 아니고 시설에 살고 있는 거주자가 주체가 되어 시설이 고급시설이 아니더라도 마음 편안한 시설 거주자를 위한 복지시설을 희망한다.




먹여주고 재워주기만 하는 시설을 희망하며 설립한 「갈거리 사랑촌」이 금년 8월말이면 10년이 되어간다.


또 이곳의 음식을 함께 나누어, 하루 한끼 먹기도 어려운 노숙자, 노인, 장애인들에게 점심을 제공하고자 시작한 「십시일반」이 지난해 12월 15일로 3년이 지났다.




십시일반 이용자 중에 길거리 혹은 다리 밑에서 노숙을 하는 사람들에게 겨울 추위를 피할 수 있도록 해준 「원주노숙자쉼터」가 지난 11월 1일로 2년이 지났다. 그리고 지난 금년 1월 16일 역전 교통초소에서 몇몇 관계인사들과 함께 「원주노숙자상담소」를 개소하게 되었다.




IMF사태이후 3년이 지난 요즈음 다시 국가 경제가 어려움에 처해있다고 여기저기서 걱정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리고 날씨가 추워지면서 경기 침체로 인한 실직자들과 하루 하루 건축용역을 다니던 사람들의 쉼터이용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 부랑인 복지정책은 거의 시설보호 위주로 되어 있으며, IMF사태이후 대량 발생한 실직 노숙자에 대한 응급구호 차원의 대책이 실시되다가 최근 노숙자 자활대책이 준비·실시 중에 있다.




그러나 시설에 있지 않은 부랑인(실직 노숙자 포함)들은 주민등록이 오래전에 말소되어 정부로부터 생활보호, 의료보호, 공공근로등의 복지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어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들의 대부분은 알코올문제를 갖고 있어 많은 수의 부랑인들이 길거리에서 얼어죽거나 굶어죽고, 질병이나 사고등으로 죽어가고 있다.

주민등록증이 없어 의료보험이나 보호혜택을 받지 못하여 아파도 병원에 갈 수가 없으며, 정부의 공공근로 사업이나 취로사업에도 나갈 수가 없다.




그리고 이들의 알코올 중독과 함께 약물중독의 증가와 이들의 음주로 인한 폭행사고를 비롯한 여러가지 법적인 문제 또한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사회질서 차원에서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이다.




부랑인 복지는 이들도 국민으로서의 권리를 갖고 있는 사회의 한 구성원이며, 노숙의 원인 중에 가정해체 그리고 실직등의 가정및 사회적 원인이 많기 때문에 그 책임을 지역사회에서 함께 나누어야 한다.




시설에 있지 않은 부랑인 복지대책중 가장 시급한 것은 욕구파악을 위한 개별상담이며 이 상담에 따라서 적절한 복지서비스나 의료서비스를 안내하고 귀성여비, 잠자리, 식사, 질병치료등의 응급지원을 하는 것인데, 이러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노숙자 종합서비스센터 혹은 상담소등이 설립되어야 한다.




원주역전 교통초소를 원주노숙자상담소로 이용할 수 있게 하여준 원주경찰서에 고마움을 표하며, 또한 노숙자 상담에 뜻있는 시민들이 순번제로 참여하여 지역복지사업 참여 차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아무쪼록 이 상담소가 원주지역에서 빈곤과 노숙의 고통으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장소가 되어 노숙자복지 발전에 도움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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