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감사, 1천600여건 236억원 지적 … 전국 최고

영업정지 중인 업체와 계약 33건
금품수수 등 비리 가능성 높아



원주시가 영업정지 중인 업체와 계약하거나 소액공사를 형식적으로 수의계약 하는 등 계약업무에 문제가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감사원에서 발표한 감사결과에 따르면 원주시는 지난 2004년 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시설공사 관련 33건의 계약을 영업정지 중인 업체와 맺은 것으로 밝혀졌다. 금액으로는 4억5천500만원.

감사원은 영업정지 기간 중 영업한 업체들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83조(건설업의 등록말소 등)에 따라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이들은 대부분 부정당업자 영업정지 처분을 받고 있음에도 입찰에 참여 했으며 원주시도 입찰참여 업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의계약도 사실상 특정업체를 내정해 놓고 형식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에서 지적된 형식적 수의계약은 1천555건에 계약금액만도 235억3천800만원에 달하고 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많은 건수와 액수를 기록하고 있다.

원주시는 수의계약 대상업체를 미리 내정하고 예정가격이 작성된 설계서를 주면서 견적가격을 제시하도록 했다.
또한 내정된 업체의 견적보다 1% 내외 더 높은 다른 업체의 견적을 받아 제출하도록 했다.

수의계약 형식요건만 갖췄을 뿐 사실상 특정 업체 밀어주기 식의 관행적 계약을 맺어 온 것이다.

원주시는 이에 대해 당시 지방계약법에는 3천만원 이하의 공사는 수의계약을 할 수 있도록 돼 있었기 때문에 감사원 지적은 큰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감사원은 수의계약을 하더라도 몇 개의 업체에서 공정하게 견적을 받아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업체와 계약을 맺어야지 업체를 내정해 예정가격을 알려 주고 수의계약을 한 것은 수의계약제도 본래 취지를 훼손한 것이며 금품수수 등 비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에 대해 앞으로 소액공사계약을 체결할 때 업체를 미리 내정하고 형식적으로 견적서를 받는 등 변칙적으로 계약업무를 처리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주의 조치했다.

한편, 지방계약법 시행령 변경에 따라 올해부터는 물품 500만원 이상, 공사금액 1천만원 이상은 모두 입찰을 실시해야 한다.
김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