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칼럼(김정자/횡성초교 교사)



흔히 사람들은 더불어 산다고들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생각과 행동이란 것은 결코 혼자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일거다. 눈에 보이는 것마다 떠오르는 사연이 있는 것도 그 이유다. 아이들에게 한창 더하기 빼기를 가르칠 무렵이다. 아이들은 빼기보다 더하기를 더 좋아했다고 생각한다.


“나한테 지금까지 모은 사탕이 15개가 있어요. 그런데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숙제를 하고 있었더니 글쎄 엄마가 착하다고 17개나 더 주시지 뭐야! 그럼 사탕이 모두 몇 개가 모아졌는지 알아볼까?”라든가.
“지난주까지 받은 스티커가 17개야. 그리고 이번 주에 받은 스티커는 12개라면 포도송이는 얼마나 늘어날까?” 라는 말로 시작된 더하기는 아이들한테 모두 자기 것이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그 이유다.


어쨌든 나는 모두 나의 것보다 남의 것도 중요함을 함께 가르쳐야 하는 의무를 느끼며 그 일에 열중하던 어느 월요일 모회 시간. 아이들에게 정말 눈물나게 대견함을 느꼈던 일이 벌어졌다.


꼭 2학년이라는 얘기는 없었지만 아이들이 열린 교실에 드나들며 칠판에 낙서하는 일이 생기니까 그런 일이 없도록 주의를 주라는 교감선생님 말씀의 이유에 나는 가슴이 뜨끔하기보다 너무 아이들이 예뻐서 옆에 있었으면 껴안고 말았을 것이다.


열린 교실 칠판에 전교생의 아동현황이 있는데 각반의 남녀 재적수가 적힌 아래 부분에 분명히 아이들 필적인 숫자가 적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누가 더하기 셈의 답을 쓰듯 숫자를 적어 놓았다는 것이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선생님들은 웃었지만 나는 그 행동을 했을 2학년 담임의 한 사람이었는데도 창피하거나 ‘어떤 녀석인지’ 하거나 그러지를 않았다. 셈하기 좋게 적혀 있는 걸 보고 그것도 자기 것이 된다는 의미의 더하기 계산을 하려 덤벼든 아이에게 어떻게 잘못이 있다고 얘기하랴!


“숫자를 보고 덧셈을 해 본 것은 좋았어!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는데는 꼭 더할 수 있는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니란다. 내 몫이 적어져도 기분이 좋아지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으니까 얘들아 그런 경우를 찾아볼래?”


그 다음날 나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모든 선생님들이 그랬을 거라 생각한다. 지금 나는 그때 아이들한테 해 주었던 얘기만큼 살고 있는지 가끔 나를 돌아본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가끔 부끄러워진다. 연말 자선냄비에 몇 푼 넣거나 태풍 매미 때 평상시보다는 거금을 모금함에 넣고 괜히 우쭐해하지는 않았는지 정말 내 몫이 적어져도 기분 좋은 이유를 많이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더불어 살 수밖에 없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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