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통과하여


나는 참되다, 내 사랑.


당신을 통과하면


모든 게 살아나고


춤추고


환하고


웃는다.


터질 듯한 빛…


당신을 통해서


모든 게 새로 태어난다, 내 사랑.


새롭지 않은 게 있느냐


여명의 자궁이여.


그 빛 속에서는


꿈도 심장도 모두 꽃망울


팽창하는 우주이니


당신을 통과하여


나는 참되다, 내 사랑.


◈감상


시인 고진하


기독교문화포럼 대표


창문을 열고 치악산 위로 불끈 솟아오르는 해돋이 광경을 본다. 둥글고 붉은 빛덩어리. 새 날, 새 삶을 낳는 빛덩어리. 그 빛을 통과하면 ‘모든 게 새로 태어난다.’ 그 빛을 통해서 모든 게 꽃 핀다. 태양을 숭배하는 태양교도가 아닐지라도, 그 빛이 없으면 아무 것도 꽃 필 수 없으므로, 그 빛은 ‘당신’(Thou)이다. 당신을 통해 비로소 나는 살아 있는 참[實在]이 되고, 그러므로 당신이야말로 ‘내 사랑’이다. 우리의 꿈을 꿈이게 하고, 우리의 심장을 쿵쿵 살아 뜀뛰게 하는 당신, 그리하여 이 아침에도 당신을 향해 공손히 두 손을 모으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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