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곡관설동 청사 신축사업 보류 이유는?

반곡관설동사무소 신청사 건립사업이 행구동 주민들에 의해 잠정 보류되는 일이 발생했다.
원주시가 반곡관설동사무소 신청사를 반곡동에 지으려는 계획을 확정하려는 순간, 행구동사무소 신청사도 반곡동 종축장 부지에 신축해야 한다는 행구동 일부 주민들의 여론이 형성됐기 때문.

양 동사무소는 모두 노후하고 협소해 신축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2개 청사를 모두 반곡동에 지을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원주시는 우선 추진코자 했던 반곡관설동사무소 신축사업을 잠시 보류하게 됐다.

반곡관설동사무소 신축 제동

청사 건립을 미리부터 추진했던 반곡관설동 입장에서는 억울한 처사지만 앞으로 몇 십 년을 있게 될 지 모를 청사의 위치를 결정하는 중차대한 일이다보니 섣불리 억울함을 토로하지는 않고 있다.

원주시는 행구동 일부 주민들의 의견이지만 행구동사무소 신청사를 반곡동에 짓자는 제안에 솔깃한 입장이다. 반곡동에 짓자는 것은 행구동과 반곡동의 행정구역을 통합하자는 전제가 깔려 있다.

지난 99년 반곡동과 관설동을 묶는 행정구역 개편이 단행될 당시에는 선거구가 고려됐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 단관택지 형성에 따른 급속한 인구 증가로 관설동을 굳이 반곡동과 묶지 않더라도 관설동만으로 선거구가 형성된다.
또한 지정학적으로 반곡동은 관설동보다는 행구동과 더 잘 어울리는 측면이 강하다. 게다가 행구동과 반곡동 주민들 중 상당수가 반곡동 봉대초교 동문이다.

반곡동은 행구동과 더 어울려

봉대초교 총동문회장 송기환씨는 “행구동과 반곡동 토박이들은 대부분 봉대초교 출신”이라고 밝혀 정서적인 교감도 갖춰져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행정구역 개편이 요구되는 또 다른 곳으로 무실동을 들 수 있다. 무실동 코오롱아파트 및 그 일대와 무실동 이화마을 주민들은 주민등록상 단계동 주민이지만 행정구역상으로는 무실동에 살고 있다. 무실동은 무실2·3지구 조성이 완료되면 5만 인구를 내다본다.

단구동처럼 분동을 해야 하는데 지금 체제로는 분동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코오롱아파트, 이화마을 등에 거주하는 주민 7천여명이 단계동에 거주하는 것으로 돼 있기 때문에 무실동 분동의 결정권을 쥐고 있는 행정자치부를 납득시키기 어렵다는 것. 이로 인해 미리 행정구역을 개편해 두는 것이 후일을 기약하는 일이란 얘기가 나온다.

판부면사무소는 단구동이나 관설동 주민들에게 발급하는 민원서류가 전체의 70∼80%를 차지한다고 판부면사무소 직원은 밝혔다. 단구동 유승아파트와 인접한 데다 면사무소 위치가 반곡관설동에 위치해 있는 탓이다. 역시 행정구역 개편론에서 선상에 오르게 된다.

무실동 인구 급증 감안해야

행정구역을 개편하려면 전국 행정관서의 모든 관련서류를 수정해야 하고, 이를 관계인에게 일일이 통지해야 하는 등 절차나 방법이 매우 까다롭다. 또한 주민들 정서도 개편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뤄진다.
그렇더라도 행정관서 이용 편의를 도모하고 주민자치의 조속한 정착을 위해서는 과감히 단행할 필요가 있다는 여론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읍면동사무소에 주민자치센터가 설치되면서 읍면동사무소 문턱이 날로 낮아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행정구역 개편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진다.

원주시 모 사무관은 “지난 99년의 개편은 급하게 추진되며 문제의 소지를 남기게 됐다”면서 “장기적 안목에서 개편을 고려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원주시는 지난 99년 행정구역 개편을 통해 반곡동과 관설동의 통합 및 학성2동은 중앙동에 포함시켰고, 봉산1·2동을 봉산동으로 통합했다.
이상용  s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