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측 미온적 태도 일관 ‘불쾌’
지하수 오염 조사 후 문제 없으면 토양 오염 조사 불필요 주장


원주시가 캠프롱 기름유출 오염지역 복원을 위해 지하수와 토양 오염 정밀조사 지점을 미군 측에 전달했으나 미군 측이 토양오염조사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복원을 피해가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군 측은 최근 원주시가 조사 용역을 의뢰한 환경관리공단에 메일을 보내 “지하수 오염여부를 조사해 문제가 없으면 토양은 조사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해 12월 원주시와 미군 측이 만나 “토양과 지하수의 시료를 채취해 오염정도를 확인한 후 복원방법을 논의하자”고 합의한 공동조사 계획 내용과도 배치되는 것이다.


미군 측의 이와 같은 입장에 대해 원주시와 환경관리공단은 “지하수 오염 여부만을 조사하면 공동조사 의미가 없다”며 미군 측에 토양오염조사도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당초 원주시와 캠프롱 측은 공동조사 계획 수립 후 1월 중에 토양과 지하수 오염 확인을 위한 샘플링 작업을 실시키로 했다.


이에 따라 원주시의 용역을 받은 환경관리공단은 토양시료 채취지점 13곳과 지하수 시료채취 관측정 9개 지점을 정해 미군 측에 전달했다.


그러나 미군 측은 당초 합의와는 달리 토양 오염우려 지역 시료채취 지점은 언급하지 않은 채, 지하수 시료채취 지점만을 통보했다.


이와 같은 캠프롱 측의 조사지점 통보는 지하수가 토양에 비해 유동성이 커 오염물질이 자연정화 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제안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합의 당시 조사 지점은 원주시와 미군 측이 합의되는 지점에서 동시에 시료채취를 하고 각자 분석하는 것으로 합의한 바 있어 샘플링 지점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복원작업이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환경관리공단과 미군 측은 오는 13일 복원과 관련된 회의를 갖고 입장 차이를 조율할 방침이지만 미군 측 입장변화가 없을 때는 기름유출 오염지역 복원이 또 다시 장기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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