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간 입장 첨예 논쟁 되풀이


원주에서는 1년에 택시를 몇대 증차하는 게 적절할까.

택시업계는 해마다 연말이면 이듬해 택시를 몇대 증차시킬 것인가를 놓고 업계간에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지난달 25일 이 문제를 논의한 원주시교통발전협의회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개인택시 입장에서는 법인택시든, 개인택시든 늘어나게 되면 늘어나는 만큼 손님을 빼앗기기 때문에 증차를 최대한 억제하자는 주장을 할 수밖에 없다. 법인택시의 사주 입장은 법인택시 증차분과 원주시에서 인센티브로 받을 수 있는 품질인증 택시를 늘려달라는 요구다. 또 법인택시 노조는 개인택시 면허를 목표로 기사들이 박봉에 시달리면서도 핸들을 놓지 못하니 개인택시 증차를 요구한다.


시민들 입장으로 봐서는 택시가 많으면 편리한데, 택시 기사들은 생존경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반대한다. 특히 원주는 춘천, 강릉에 비해 인구대비 택시의 수가 적다. 이날 협의회에서도 업계간 입장차이로 논쟁이 벌어졌다. 개인택시 운송사업조합은 원주시가 미리 밝힌 택시 증차분을 납득할 수 없다는 건의서를 협의위원들에게 전달했고 법인택시의 사측과 노조대표는 논쟁을 벌이다 험악한 분위기로 이어질 뻔 하기도 했다.


원주시에 따르면 택시 공급대수는 법적으로 정해진 게 없고 전적으로 자치단체가 알아서 할 일이다. 원주시는 교통발전협의회를 구성, 협의회에서 공급대수를 산정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협의회에 관련업계 대표들이 모두 위촉돼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논의할 때마다 논쟁이 되풀이된다.


협의위원인 한라대 윤재호 교수는 “수년전부터 참석하고 있는데 매년 똑같은 논쟁이 발생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부디 이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통안전공단 하인선 교수는 “관련업계를 배제하고 공급대수를 산정하는 게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협의회가 끝난뒤 한 위원은 “예산이 들더라도 원주시가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해 원주에 적정한 택시 공급대수를 산정하는 게 바람직할 것 같다”고 전했다. 또 한 시민은 “눈이 내리는 날이면 원주에서 택시잡기가 하늘의 별따기인데 이 문제도 공급대수와 결부시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도내 다른 도시들에서는 이 문제로 택시기사들이 농성을 벌이는 일까지 있었는데 이에 비하면 우리시는 교통발전협의회를 통해 비교적 원만하게 처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