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해소가 관건

■ 제56회 정례회 평가

내년도 원주시의 살림살이를 심사한 제56회 원주시의회 정례회는 민선 지방자치 출범 5년째를 맞고 있는 원주시와 시의회에 거는 많은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또 집행부와 시의회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 본격화되는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번 정례회에서 가장 큰 사건은 집행부 최고 책임자인 시장과 부시장이 연이어 의회에 출석해 공개 사과한 일이었다.

한시장의 공개 사과건과 관련해서는 집행부와 시의회간 대화할 수 있는 채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 공무원은 “문제가 됐던 농업기술센터 예산 삭감 문제는 사전에도 시의회에서 논란이 많았던 사안으로 집행부에서 관심을 갖고 시의원들과 물밑 접촉을 시도했다면 그렇게까지 번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단적으로 말했다.

또 “집행부 고위간부도 신중을 기해야 하는 자리인 만큼 감정을 앞세우지 말고 확인절차를 거쳐 답변했더라면 위증 파문은 면할 수 있었다”며 아쉬워했다.

시의회 예산안 의결과정에서 관계 공무원 불참으로 빚어진 부시장 공개 사과건도 집행부의 잘못으로 귀결됐다.

모시의원은 “원주시 내년도 예산을 결정하는 회의장에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고위 공무원이 퇴근시간 지났다고 가버린다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질책했다.

이에대해 시 관계자는 “직무대행 규정에 따라 당시 의회에 참석했던 다른 공무원이 처리해도 될 일이었다”고 항변 했다.

그러나 모공무원은 “집행부의 고위 간부가 개인적인 감정에 치우쳐 시장과 부시장이 사과하는 상황까지 초래한 것은 이해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시의회와 집행부가 예산심사에 충실해야할 시간을 자존심 싸움을 벌이느라 허비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공무원은 “이번 사건은 사석에서 서로를 비방하는 감정의 앙금이 표출된 것에 불과하다”며 “서로에 대한 불신이 해소되지 않고는 바람직한 관계 설정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못박았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지방자치의 목표는 지역주민의 복리증진에 있는 만큼 쓸데없는 힘겨루기로 시민들을 피곤하게 만들어서는 안되며 견제와 균형의 기본틀에 충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갈등만 증폭된 채 정례회를 마무리하는 시의회와 집행부가 갈등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될지, 아니면 상처를 덮어든채 내년을 맞게될지 주목된다.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