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급 점 검] 전자화폐 ‘원주드림카드’상용화

전자화폐 ‘원주드림카드’ 사업에 신중한 재검토가 요구된다.

기능만 살펴보면 현금의 유용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지리적 제약없이 신속결제가 가능한 편리성을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는 전자화폐. 차세대 화폐로 손색이 없다.

집적회로(IC:integrated circuit)카드와 비접촉식카드 기능을 겸하고 있어 현금, 신용, 교통, 의료카드을 포함한 다양한 역할을 한꺼번에 할 수 있는 똑똑한 카드다.

원주시는 교통안내시스템 설치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전자화폐 도입시 교통시스템을 구축해 주겠다는 전자화폐회사 에이캐시(A-cash)와 손을 잡게 됐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원주드림카드’다. 시와 에이캐시는 내년 3월 상용화를 목표로 기반구축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제 시장형성과정에 있는 전자화폐사업을 중소도시인 원주시가 너무 일찍 받아들였다는 목소리도 높다.

현재 도입초기 업체들간 과열경쟁과 기술표준화, 위변조에 대한 안정성 확보, 법적 제도 마련이 시급한 해결과제로 남아있는 상태다.

이번호부터 세차례에 걸쳐 예상되는 전자화폐시장, 원주드림카드의 문제점을 짚어 본다.






“호환 불가능, 시스템 불안정”

정부 - 금융권 전자화폐 표준화 협의 서둘러야



전자화폐 현황

몇해전부터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비접촉식 교통카드를 도입하면서 제각각 서로 다른 전자화폐시스템과 결합시키고 있어 향후 집적회로카드 전자화폐시장이 표준화가 안된 ‘지역분할구도’로 전개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이같은 현상은 교통카드와 전자화폐를 결합한 에이캐시와 케이캐시의 채용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고 최근 몬덱스,브이캐시마저 접촉식과 비접촉식 교통카드를 전자화폐에 채용할 태세여서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삼성카드, LG캐피탈이 각각 19.7%씩 출자하고 집적회로카드 전문업체인 케이비테크놀로지, 신용카드조회 사업자인 인터패스가 주주로 구성돼 있는 에이캐시는 원주, 전북도와 각각 교통카드겸용 전자화폐 도입계약을 체결하고 지자체 사업으로 확대중이다.

금융결제원과 시중은행권이 공동사업자로 나선 케이캐시는 최근 춘천시와 계약을 맺고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밖에 타업체들도 동일사업을 추진해 전자화폐시장은 벌써부터 ‘지역 나눠먹기’구도로 굳어져가고 있는 분위기다.




문제점

사업자와 지자체별로 제각각인 전자화폐시스템을 도입해 빚어지는 문제는 ‘호환성 결여’다. 타지역은 둘째치고라도 원주와 춘천은 같은 도내에서조차 도입 초기부터 난관에 봉착하고 말았다.

전자화폐가 서로 호환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교통카드가 결합되고 있기 때문이다.

교통카드는 비접촉방식기술에 따라 단말기 호환이 불가능하다. 현재 원주 전자화폐 사업권자인 에이캐시는 단말기내 변조기를 ISO14443 A타입을 사용하고 있다.

이에 반해 원주에서 사업권을 따내지 못하고 춘천을 전자화폐시범도시로 선정해 입점한 케이캐시는 ISO14443 B타입을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원주에서 원주드림카드를 구입한 시민이나 학생들은 춘천에서 이 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결과를 가져온다.

주목해야 할 것은 춘천과 케이캐시가 현재 준비된 카드 10만개에다 내년 3월부터 10만개를 추가 발급해 25만 춘천시민 전자화폐 보유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

이 계획이 현실화 될 경우 자칫 전자화폐로 인해 원주와 춘천 경제시장이 이원화 될 수도 있다.




대 책

다행히 최근 집적회로카드 전문업체인 에스에스티가 양쪽 모두를 식별할 수 있는 호환변조기를 개발했다.

하지만 상용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이미 양사가 기존 기기를 설치중에 있어 중복투자를 할 수 밖에 없다.

호환문제와 함께 대두되는 것은 시스템 안정문제. 원주시가 도입한 에이캐시 ‘원주드림카드’ 단말기 변조기는 해외에서 사용되는 카드와 다른 ISO14443 A타입.

단말기에서 방출하는 주파수를 카드가 받아 동작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단말기로부터 주파수가 차단되면 카드사이에 전원이 끊기게 되는 단점이 있다.

전자화폐 전문업체 관계자는 “기반 지식이나 전문가들의 신중한 검토없이 민자유치에 현혹돼 성급한 정책결정을 내려선 안된다”며 신중한 판단을 요구했다.

전자화폐는 특정 지자체를 넘어 향후 국가차원의 정보기술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사업자들도 재정자립도가 취약한 지자체의 약점을 이용해 시장 선점에 급급하기보다 정부, 금융권과 전자화폐 표준화를 위한 협의를 시급히 진행해야 한다”며 “원주시와 에이캐시의 성급한 사업결정에 따라 발생할 향후 시스템중복투자부담은 시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정민 기자>  jmpark@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