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연

그를 처음 만날 때
들었다.
분명 어떤 육성을
말소린 작지만
아주 밝은 언어를
밤에는
별들로 담긴
잔잔한 호수를

그를 막상 만나 보니
더 없이 순박했다.
말 없는 우애 위에
오직 순수한 영혼
본성은
촌스러웠지
수줍음을 잃지 않고

짖궂게 말을 걸면
대답은 그저 앵앵
그 소린
잘 닦인 구슬
환상의 무지개다.
아직은
나는 어린 술래
너를 찾아내야 한다.

●감상
김 성 수 (한국문인협회??원주지부장)
이 시는 치악산 자락 無心情골에서 여러 해 동안 토종벌을 치면서 시를 쓰고 있는 원수연 시인의 대표작 중에 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원 시인은 <치악산 앞에서> <치악골 물소리> <산아 너는 나를 알지> 등 치악산을 주제로 한 시조집을 냈다.
특히 산을 주제로 한 시조를 수백편 썼다.

그의 호가 山心이듯 치악산에 대해 그만큼 애정을 가지고 접근한 시인은 없을 것이다.
인적이 없는 無心情골 안막에서 40여통의 토종벌을 키우며 자연의 아름다움과 토종벌의 이야기를 시로 풀어가는 원시인의 마음이야 말로 순수한 원심 그대로인 것이다.

세상이 아무리 각박하다 하더라도, 원시인의 세상을 초연한듯한 시를 대하게 되면 위로를 받게 된다. 자연의 질서 속에서 자기의 분수대로 열심히 역사하는 토종벌의 마음, 그것은 바로 원시인의 마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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