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래떡 뽑고 만두 빚는 모습 점차 사라져 … 경제적으로도 이익


명절음식 준비로 바쁘던 풍습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명절이 다가오면 며칠전부터 가족들이 모여 앉아 튀김이나 부침개를 만들고 만두를 빚었지만 핵가족화되면서 이러한 분위기는 추억속으로 사라지고 있는 것.


자유상가 지하에서 만두를 빚어 판매하는 상인들은 요즘이 최고 대목이다. 몇년전부터 집에서 만두를 빚지 않고 이곳에서 사가기 때문. 만두속을 만들고 밀가루 반죽을 하는 시간이면 차라리 1만원(120개 정도)어치 사가서 만두국을 끓여먹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봉산만두 김미자씨(56)는 “요즘은 가족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곳에서 사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재료값등을 생각하면 차라리 사는 게 싸다”고 했다.

차례상에 올라가는 부침개나 꼬치전, 동그랑땡도 완제품을 사는 경우가 많다. 중앙시장 먹자골목에서 튀김장사를 하고 있는 한 상인에 따르면 “꼬치전, 메밀전을 가장 많이 사간다”면서 “옛날만큼 튀김들을 많이 먹지 않기 때문에 이곳에서 차례상에 올릴 양만 사가곤 한다”고 했다. 또 “집에서 먹을 튀김도 이곳에서 많이 사가며 한번 사기 시작한 사람들은 거의 매년 사러 온다”고 말했다.


쌀을 물에 불려서 방앗간에서 떡을 만들던 모습도 이젠 보기 힘들다. 떡집에서 식구들이 잘 먹는 떡을 이것 저것 골라서 사거나 맞추기 때문. 설이 되면 반드시 했던 가래떡도 이젠 거의 떡집에서 사간다고 한다.
오복떡집 관계자는 “가래떡은 먹을 양만큼만 사가고 찹쌀떡등 아이들이 잘 먹는 떡을 사는 경우가 더 많다”고 전했다. 특히 올해는 연휴가 짧아 음식할 시간이 없다며 튀김이나 부침개등을 사러오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한다.


함미경씨(40·봉산동)는 “몇년전만 해도 조상들이 먹는 음식이라고 집에서 꼭 했었는데 이제는 튀김이나 부침개, 동그랑땡은 산다”면서 “차례상에 올라갈 양만 사니까 남지도 않고 힘들지도 않은 것은 물론 따져보니까 집에서 하는 것보다 더 경제적이다”고 말했다.

며느리가 2~3명 되는 집들은 며느리들끼리 음식을 나눠서 해오는 경우도 있다. 신세대 부부들은 인터넷 사이트나 택배로 차례음식을 주문하는 경우도 많다.


<서연남 기자>  ynseo@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