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저면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김모씨(62). 5천여㎡의 논과 2천500㎡의 밭농사를 짓고 있으나 그는 자신의 부채액 3천만원의 이자도 갚아나가기가 힘겹다.




이병규씨 호저면 농민대상 조사 상지대 석사논문

가구당 빚 3천만원 대출 악순환 … 정부대책 요구



매월 20만원씩 은행이자를 갚아야하지만 매월 소득이 없는 농민으로서는 수확기에 한꺼번에 갚을 수 밖에 없다는 것. 게다가 올해는 극심한 가뭄으로 간간히 생활비로 조달하는 밭작물의 수확이 어려운 상태다.

김씨는 “농민지원금으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지만 갚아나가는 것이 어렵다”며 “대출을 갚기 위해 또다른 대출을 알아봐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가뭄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고 있지만 정작 농민들은 부채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각 가구당 부채규모는 약 3천만원 정도로 농민들은 해마다 이자를 갚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상지대 경영대학원 석사과정 이병규씨(35)의 논문에 따르면 원주 호저면일대 농민 1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부채규모가 각 가구당 3천만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씨는 논문에서 농민들이 대출이자를 갚기 위해 또다른 대출을 받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무엇보다 농민들이 자신들의 삶을 설계할만한 정기예금등 자금마련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씨는 “3만㎡규모로 농사를 짓고 있지만 이자만 갚아나가는 수준”이라며 “2004년이면 농산물개방이 전면적으로 이뤄지게되지만 우리 농민들은 은행이자에 허덕이고 있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이씨는 논문을 통해 농민들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 정부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농어민 장려금보다는 오히려 이자탕감이나 원금 분할상환, 절대농지 해제로 농지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


이에대해 횡성군 농민회(회장:강대신) 관계자는 “부채를 정부에서 탕감해주는 방안보다는 농산물 가격 보장, 직접지불제등으로 농민들이 직접 갚아나갈 수 있는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며 “이러한 자생력 없이는 농민들의 삶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류호준 기자>  hjryu@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