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파동 이후 수출길 막혀
“이자 갚기도 어려운데 …”
산지 돼지가격 폭락으로 양돈농가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지만 당국에서는 마땅한 대책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
100kg기준 돼지가격은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20만원대에서 거래가 이뤄졌으나 이달 12일 거래가격은 11만원대로 폭락했다.
농가에서 주장하는 손익분기점이 kg당 2천500원선인데 비해 50%이하로 하락한 가격이다.
이처럼 가격이 폭락한 이유는 올해 6월 축산업을 강타한 구제역 때문.
농업기술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구제역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에다 수출길이 막힌것이 원인이다.
축산유통업 관계자에 따르면 삼겹살이나 목살은 수요가 많아 오히려 부위별 수입을 해야 할 지경이지만 수출상품인 안심·등심등 고급육은 수요가 적어 가격하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
현재 정부에서는 축산농가에 모돈감축을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형식적인 대책이라는 비판의 소리가 높다.
소초면 김모씨(35)는 “농가 부채가 많은 상태에서 모돈감축은 어림없는 소리”라며 “현재 이자 갚는 것도 힘든데 모돈까지 없애면 무슨 돈으로 원금을 상환하겠느냐”고 어려움을 나타냈다.
2천여두를 사육하고 있다는 이모씨(45)도 “돼지 한마리당 12만원정도 손해를 입으면서도 출하를 고집하는 것은 부채상환 때문”이라며 “북한에 식량지원을 쌀 대신 돼지고기로 하던가 정부가 적극적으로 수매에 나서 공급과잉 현상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주시 관계자도 “수요증대를 위해 돼지고기 특별 할인판매를 실시하고 있으나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태에서 별 실익이 없다”며 “학교급식에 납품하는등 다른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주축협 관계자는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한 이번 돼지고기 가격 하락은 수출재개가 이뤄지는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혀 양돈농가의 어려움은 계속될 전망이다.


<류호준 기자>  hjryu@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