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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중심의 정책을 실행하고 있을까?

아동이 자신의 견해를 자유롭게 표현하고, 아동의 권리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장의 확대, 그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 조성돼야 조수민 한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l승인202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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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은 물론이거니와 부부의 날, 가정위탁의 날 등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는 기념일들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어린이날'은 1923년 선포된 기념일로 역사가 가장 오래되었습니다. 기념식에서 선포된 어린이 공약 3장은 아동의 인격적인 독립, 아동 노동 금지, 놀 권리 및 배움의 권리에 대해 천명하며, 그 시기 아동을 바라보는 세계관으로서는 혁신적인 수준이었고 세계적으로 뒤지지 않을 만큼 빨랐습니다. 

 시작은 빨랐지만 오랜 기간 전쟁과 가난, IMF 경제위기 등으로 인하여 아동복지의 초점은 선별적으로 '보호가 필요한 아동'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20여 년간 보편적 아동복지를 지향하며 무상보육제도, 아동수당제도, 부모급여제도, 방과 후 서비스 등 아동복지 예산 규모는 계속 확대돼 왔으며 아동보호에 있어 공적 책임이 강화되는 등 많은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특히 1, 2차 아동정책 기본계획을 통해 '아동의 행복'을 목표로 중단기 전략 과제들을 수행하는 등 국가 차원의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상 우리나라 아동의 행복, 삶의 만족도는 OECD 국가 중 여전히 최하위 수준입니다. 우울·불안을 경험하는 아동은 늘고 11년째 청소년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동학대 피해 경험률 증가, 미디어 과노출의 전연령화, 청소년 도박·음주·마약 중독, 빈부격차로 인한 교육과 건강불평등, 노키즈존(no kids zone) 확산, 장애아동에 대한 차별, 소아의료 환경 불안정 등 아동의 행복과는 거리가 먼 다양한 사회문제들에 우리는 직면해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출산율 저하는 경제, 문화 등 다양하고 복잡한 원인들이 작용한 결과이지만 아동의 행복과 안전을 가정이, 지역사회가, 국가가 지켜주지 못한다는 청년들의 심리정서적 불안감도 한몫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동의 인권과 미래 투자 측면에서 아동의 행복과 안전을 위한 국가의, 지역사회의 고민과 반영이 이루어지고 있는가, 특히 아동 중심의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고 있는지 성찰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원주시는 아동의 권리를 온전히 실현하고 아동이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아동에게 친화적인 환경을 가진 「아동친화도시」 조성을 추진하고 있었으나 횡성군과 춘천시가 아동친화도시로 인증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여전히 계획, 추진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아동친화도시로의 인증 여부보다 인증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인증 이후 평가를 통한 환류 과정에서 아동의 행복에 대한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고민과 성찰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측면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지역의 모든 아동의 생존권, 보호권, 발달권, 참여권의 보장을 위하여 학대 피해 아동의 욕구와 상황에 맞는 지원들이 적절히 이루어지고 있는지, 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위한 교육 환경은 조성되어 있는지, 급속도로 일어나고 있는 미디어 과노출 저연령화에 대해 지역사회에서 적절하게 대응하고 있는지, 청소년 물질·비물질 중독을 예방하는 개입 체계는 갖추고 있는지, 노키즈존의 확산으로 갈 곳을 잃은 어린 아동과 부모들을 위한 공간들은 충분하며 지역적 차이는 어떠한지, 소아들을 위한 의료 인프라는 어떠한지, 학습-놀이 간의 균형이 부족하여 놀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아동들을 위한 놀이 활동거리와 환경은 충분히 제공되고 있는지 등 사회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특히, 우리사회가 취약한 부분은 아동과 관련된 일을 실행할 때 아동의 의견을 듣고 고려하는 체계가 미비하다는 측면입니다. 물론 민간기관을 중심으로 아동권리 교육과 아동권리모니터링단을 운영하여 아동의 의견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참여 아동 수가 제한적이며 공적 영역에서 여전히 성인의 권리보다 보장받지 못하고 심지어 아동의 공적 참여는 형식주의에 불과한 경우도 많습니다. 

 아동이 자신의 견해를 자유롭게 표현하고, 아동의 권리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장의 확대, 그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문화 등과 같은 사회적 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민간기구에서 시도되고 있는 유스필란트로피 일환의 아동배분위원회 활동을 통한 의사결정 체계 등을 공적 영역에서 실현해볼 것을 제안해봅니다.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아동의 참여는 아동이 당연히 누려야 할 기본 권리로서 존중받아야 할 마땅한 일임과 동시에 참여를 통한 아동의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과 애정, 소속감, 사회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우리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기회의 장을 적극적으로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조수민 한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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