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고 론디노네의 '보퍼트해(beaufort sea)'.

현대미술가 우고 론디노네의 국내 최대 규모 개인전이 원주에서 개최돼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한솔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뮤지엄 산(관장: 안영주)은 오는 6일부터 9월 18일까지 스위스 태생 현대미술가인 우고 론디노네의 개인전 'BURN TO SHINE(이하 번 투 샤인)'을 개최한다. 

뮤지엄 산 ▷청조갤러리 1·2·3관 ▷백남준관 ▷야외 스톤가든 등 미술관 내부와 야외를 아울러 마련한 대규모 전시다. 조각, 회화, 설치, 영상 등 작가의 30년 작품 활동을 망라한 작품 40여 점이 소개된다. 작가 전시 프로젝트 일환으로 원주 지역 어린이 1천여 명이 제작한 드로잉 작품 2천여 점도 함께 전시돼 주목된다. 

전시 중심에는 전시 제목과 동일한 영상 작품인 '번 투 샤인(burn to shine, 2022)'이 있다. 프랑스계 모로코인 안무가 '푸아드 부수프'와 협업한 퍼포먼스 영상으로, 아프리카 마그레브 지역의 전통 의식과 현대무용을 결합해 강렬한 사운드와 신체 움직임을 느낄 수 있다. 타악기 연주자 12명과 남녀 무용가 18명이 등장하는 영상으로 관객들은 압도적인 감각적 경험에 매료될 전망이다. 

원주지역 어린이 드로잉 작품은 작가가 진행한 전시 프로젝트 작품인 '너의 나이, 나의 나이, 그리고 태양의 나이(your age my age and the age of the sun, 2013년~현재)'와 '나의 나이, 너의 나이, 그리고 달의 나이(your age my age and the age of the moon, 2020년~현재)'에서 볼 수 있다. 

미술관 1층과 2층 동일한 구조 갤러리에서 전시되는 두 작품은 각각 태양과 달을 상징한다. 전시가 개최되는 지역 3~12세 어린이들의 드로잉으로 완성되는 참여 작품이다. 이 작품은 진행형 프로젝트로 아이들의 드로잉이 전시마다 작가에 의해 소정·축적되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화하고 있다. 

작업이 완성된 날짜를 제목으로 하는 사적인 일기이자 삶의 기록인 회화 시리즈 '매티턱(mattituck)'도 볼 수 있다. 작가가 거주하고 작업하는 뉴욕 롱 아일랜드 지역명을 제목으로 삼는 이 작업은 시간의 흐름을 시적인 감성으로 담아내며, 일몰과 월출의 풍경을 보라색으로 이루어진 3색의 수채화로 포착했다. 

푸른색 유리로 주조된 말 조각 시리즈 11점도 함께 전시된다. 세계 각지 바다의 명칭을 제목으로 삼는 이 작품들은 각각 고유의 푸른색을 지닌다. 말 조각들은 그가 30여 년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탐색해온 공간, 시간, 그리고 자연의 개념을 상징하고 있다. 

▲ 우고 론디노네의 '노란색과 빨간색 수도승', '보라색과 파란색 수녀'.

자연을 통한 정신적 사유를 추구하는 작가의 이 같은 시도는 '수녀와 수도승(nuns+monks)' 시리즈에서 정점에 이른다. 백남준관에 전시되는 '노란색과 빨간색 수도승(yellow red monk)' 작품이 4m 높이로 엄숙하게 관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야외 스톤가든에는 6점의 수녀와 수도승이 정원 자연석과 어우러져 선사시대 거대한 돌기둥을 연상시킨다. 

뮤지엄 산 관계자는 "오늘날 세계 현대미술을 주도하는 우고 론디노네의 작품에서 우리는 삶, 인간, 그리고 자연이라는 세 꼭짓점이 조화롭게 연결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라며 "삶을 성찰하는 총체적 예술을 표방하는 작가의 작품이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우고 론디노네는 동시대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다양한 조각적·회화적 전통을 결합한 유기적 조형 언어를 구축하며 자연과 인간 존재에 대해 깊이 성찰한다. 인간 본성에 대한 광범위하고 관용적인 시각은 회화, 드로잉, 조각, 설치, 영상 퍼포먼스 등 폭넓은 매체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파리 퐁피두 센터, 런던 화이트채플 갤러리, 마이애미 배스미술관, 비엔나 벨베데레 궁전 미술관, 뉴욕 스톰 킹 아트센터 등 다수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다. 지난 2007년엔 제52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스위스 국가관을 대표했다. ▷문의: 730-9000(뮤지엄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