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시청 공무원노조 다면평가 제도 조합원 설문조사 결과.

원주시가 소속 공무원 인사와 관련해 다면평가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하자 원주시청 공무원노조(이하 원공노)에서 원주시 인사 행정의 퇴행이라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다면평가는 승진대상자의 상급자, 동료, 하급자가 승진대상자의 업무추진실적과 개인 역량을 평가하는 제도이다. 
원주시는 지난 20일 "인사위원회 심의 결과 다면평가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공문을 시행했다. 다면평가를 실시하지 않음은 물론 승진심사 및 무보직자의 보직 부여 시 다면평가 결과를 활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원주시는 폐지 사유로 학연, 지연, 인맥 중심의 평가로 인해 각종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원주시 관계자는 "다면평가의 본래 취지와 달리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해 성과 중심의 공직사회 구현에 어려움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원주시는 소신껏 일할 수 있는 건전한 조직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상급자의 부당 지시, 갑질·괴롭힘에 대해서는 갑질조사와 감사로 대응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원공노는 "원주시 집행부가 폐지 사유로 제시한 건 다면평가가 지닌 부정적인 일면일 뿐 충분히 가치 있는 평가방식임에도 직원 의견수렴이나 종합적인 분석 없이 갑자기 폐지한 건 성급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다면평가가 일하지 않는 공무원과 갑질 공무원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 장치 역할을 해왔는데, 뚜렷한 대책 없이 감사를 통해 갑질에 대응하겠다는 건 공허한 주장"이라고 날을 세웠다. 원공노가 지난 24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다면평가 설문에서도 참여자 531명 중 427(83.2%)명이 다면평가 제도를 존속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최미옥 시의원도 지난 23일 열린 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공무원 승진과 관련한 중차대한 사안을 결정함에 있어 당사자인 원주시 공무원들과의 소통과 협의는 고사하고, 평가방식의 장단점에 대한 분석조차 없이 원주시 인사위원회를 통해 일방적으로 통보한 건 사유가 궁색하고 공감을 얻기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면평가 폐지를 둘러싼 논란에 원공노는 지난 27일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지방공무원 임용령 제8조의2는 '보직관리 기준 및 승진·전보임용 기준을 변경하는 경우 변경된 기준은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변경일의 1년 이후부터 적용한다'고 명시돼 있다. 
원주시가 다면평가 제도의 폐지를 결정한 직후 시행했기 때문에 1년의 유예기간을 두지 않아 위법하다는 게 원공노의 설명이다. 원공노 관계자는 "다면평가 1년 뒤 폐지를 집행부에서 수용하지 않아 감사원 감사로 판단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