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기준으로 원주시민 평균연령은 44.1세이다. 춘천시(45세), 강릉시(47.9세)는 물론 전국 평균(44.6세)보다 낮다. 그러나 원주시도 지방소멸이 가시화되고 있다. 현재 상황이 지속될 경우 향후 4∼5년 안에 원주시도 소멸위험진입 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지방소멸 위험 분류에서 원주시는 2007년까지 소멸위험이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다 2008년부터 소멸위험 보통 단계에 접어들었고, 2017년부터는 주의 단계로 진입했다. 올해 원주시 지방소멸위험지수는 0.693으로, 소멸위험진입 단계(0.2∼0.5 미만)에 근접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원주시 0∼5세는 1만4천여 명으로, 5년 전과 비교하면 10.4% 줄었다. 혼인 건수는 1천457건을 기록, 5년 전보다 11.4% 감소했다. ‘2022년 원주시 사회조사’ 결과 결혼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결혼을 해야 한다는 응답은 46.6%로, 전체의 절반이 안 됐다. 결혼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답변은 44.6%였으며, 결혼할 필요가 없다는 응답은 8.9%로 조사됐다. 특히 여자는 결혼해야 한다는 응답이 40.6%였고, 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응답이 49.5%였으며, 결혼할 필요가 없다는 응답이 9.9%로, 남자보다 결혼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었다.

저출산은 연령 별 인구수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 4월 기준으로 원주시 0세 2천67명, 5세 2천694명, 10세 3천465명, 15세 3천770명, 20세 3천495명, 25세 4천463명으로 집계됐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에서 초·중·고등학교 학생 수를 추계한 결과 원주시 초등학생은 올해 1만8천863명에서 2028년에는 2천269명 감소한 1만6천594명으로 전망됐다. 2028년 중학생 수도 현재보다 646명 감소한 9천506명으로 추계했다.

청년(18∼39세) 인구도 줄고 있다. 지난 2012년 12월 말 기준으로 원주시 청년 인구는 9만8천800여 명을 기록, 전체 인구의 30.5%를 차지했다. 그러나 작년 말 청년 인구는 9만6천500여 명으로, 10년 전보다 줄었다. 전체 인구에서 청년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도 26.7%로 축소됐다.

게다가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2018년부터 유소년(0∼14세) 인구를 추월했다. 지난해 고령 인구는 6만 명을 넘었고, 전체 인구에서 고령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16.7%를 기록해 초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도내에서 독보적이던 인구 증가 추세가 주춤하는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최근 10년간 원주시 인구는 해마다 3천 명에서 5천 명가량 늘었다. 그러나 올해는 8월까지 461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인구 위기가 원주시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은 위안이 되지만 강원특별자치도를 선도하며 도내 제일도시를 표방한다는 점에서 현재 상황을 꼼꼼히 짚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체류형 거주 정책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인구를 바라보는 관점을 거주가 아닌 생활 중심에 맞추고, 특정한 시기·지역에 거주 및 체류하면서 생활하는 사람으로 인구 개념을 확장하자는 것이다. 교통·통신 발달로 주소지와 실제 생활지역 간 불일치하는 현상이 증가하는 요즘 세태를 반영한 인구 개념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인구 정책 패러다임이 출산 장려에서 이제는 전 생애에 걸쳐 삶의 질 제고를 위한 종합적인 개념으로 확장하고 있는 만큼 원주시도 생애주기에 따른 삶의 권리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