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공인 숙원사업이 드디어 추진된다. 내년부터 소공인 복합지원시설이 원주에 구축되기 때문. 지난 26일 중소벤처기업부는 '소공인복합지원센터 설치·운영 대상지'로 원주를 선정했다.

강원지역 제조업의 지역내총생산액(GRDP)은 4조5천111억 원(2021년)이다. 원주시 제조업은 1조4천891억 원에 달해 강원지역 제조업의 33%를 담당하고 있다. 강원도 산업을 원주가 받들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이러한 성과는 소공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021년 기준 원주 소공인은 2천183명으로 전체 제조업 종사자의 86.5%에 달한다. 이들 대부분은 의료기기, 자동차부품 등의 주력산업은 물론 첨단산업에까지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원주 경제를 돌게 하는 막중한 책임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도 기술은 물론 마케팅, 판로 등의 지원을 받기 힘들었다. 정부로부터 소공인 집적지구를 지정받은 적이 없기 때문. 지원시설도 전무해 소공인의 경쟁력 향상은 사실상 요원한 일이었다. 원주시는 이러한 문제점을 바로잡고자 올해 6월, 중소벤처기업부 '소공인복합지원센터 구축·운영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른 광역자치단체에는 다 존재하지만 강원도에는 없는 소공인복합지원센터를 유치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후 지난 26일, 정부로부터 내년도 사업 대상에 포함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사업 선정으로 국비 25억 원을 지원받게 됐다. 이를 통해 원주시는 문막읍 옛 동화어린이집을 소공인 복합지원센터로 구축할 방침이다. 전문 장비와 강사를 갖추고 소공인 육성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사)한국기능올림픽선수협회와 이노비즈협회도 우리 소공인에게 판금, 금속가공, 플라스틱 성형에 대한 기술을 가르친다. 연세대, 상지대, 한라대, 원주폴리텍대학, 원주미래고 재학생에게도 전문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원주시는 소공인 직접지구도 운영할 방침이다. 우산동을 기점으로 '기타 기계 및 장비 제조업체'(C29업종)가 많기 때문. 교육과 정보 교류, 공동사업을 운영해 소공인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원주시 신일곤 소상공인지원팀장은 "우산동에 40여 개 기계공구 업체가 모여 있다보니 집적지구로서의 자격은 충분히 갖춘 셈"이라며 "이들의 경쟁력을 올리는 동시에 문막, 동화산단 업체도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원주시가 소공인복합지원센터 설치·운영 사업에 선정되면서 강원소공인협회(회장: 고종철)의 입지도 단단해졌다. 지역 소공인들은 지난해 '전국에 다 있는데 강원도에만 없다'(2022년 11월 7일자 9면)는 본지 보도를 보고 올해 초 강원소공인협회를 창설했다.

정부로부터 소공인 특화지원시설 구축사업을 수주해 소공인 경쟁력을 증진하기 위해서였다. 고종철 회장은 "올해 초 두 개 업체로 시작해 지금 130개 업체가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다"며 "복합지원센터 사업이 선정됐으니 우리 협회도 명실상부한 소공인지원 단체로 활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