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추값이 하락하면서 지난 19일 문막읍 곽노승 씨가 근심어린 눈으로 부추를 살피고 있다.

인건비는 고공행진…반계리 작목반, 고사 직전

문막읍 반계2리는 부추작목반을 중심으로 경제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여덟 농가가 부추 재배를 위해 마을 주민을 고용하고 수익을 나눠 생활하고 있는 것. 한 해에 보통 6~8번 수확하는데 억대 매출을 올리는 농가도 더러 있다.

그런데 올해엔 농사를 접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부추가격은 한없이 낮아지고 생산비는 치솟았기 때문. 한때는 부추가 농가소득을 증진하는 효자 상품이었는데 지금은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부추는 영상 10℃에서 잘 자란다. 그런데 올해 초엔 부추 재배산지의 기온이 크게 떨어졌다. 대다수 부추의 생육이 부진했고 생산량은 크게 낮아졌다. 반면에 가격은 급등했다.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에 따르면 올해 초 1㎏당 도매가격이 8천690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75.6% 오른 수치였다.

다섯 달이 지난 지금은 상황이 정반대로 바뀌었다. 지난 1일 평균 가격(1㎏당·도매시장 기준)이 1천476원에 불과했던 것. 올해 1월과 대비해 83%나 가격이 하락했다. 문막읍 반계2리 곽노승 씨는 "작년만 해도 부추 한 단에 3천 원, 4천 원을 받았는데 지난달엔 500원까지 떨어졌다"며 "부춧값이 하락해 농사를 접은 농가가 많다"고 말했다. 

가격 하락은 따뜻한 기온이 한몫했다. 시금치, 배추, 무를 재배하던 농가가 상추, 부추, 깻잎으로 작물을 전환한 것. 이 때문에 공급량이 늘어 도매가격에 영향을 미쳤다. 최근엔 비가 많이 내려 가격 하락을 부채질 했다. 노지 엽채류의 생육이 빨라져 공급이 늘었기 때문이다. 

가격은 내려갔는데 생산비는 급등했다. 특히 인건비가 대거 올랐다. 외국인 한 명을 고용하면 월삭으로 220만 원 전후를 줘야 한다고 했다. 곽 씨는 "예전엔 마을 주민도 쓰고, 외국인 노동자도 사용했는데 지금은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안사람과 농사를 짓는데 여기서 사람을 더 쓰면 원가를 맞출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