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청년내일채움공제, 올해부턴 가입자격 축소
기존 중소기업 재직자에서 건설업·제조업만 가능
강원형일자리안심공제, 올해부턴 신규 가입 불가

청년들의 목돈 마련을 지원하는 사업을 두고 당사자인 청년들의 불만이 거세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지원액을 축소하거나 신규 신청을 받지 않아서다. 작년까지만 해도 지원에 앞장섰던 정부, 공공기관이 올해는 지원 범위를 축소하겠다고 밝혀 아쉬움을 토로하는 이가 많다. 

청년내일채움공제사업은 중소기업에 취업한 15세 이상 34세 이상 청년에게 목돈 마련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청년이 2년간 400만 원을 적립하면 정부가 400만 원, 기업이 400만 원을 지원한다. 만기가 도래하면 원금 1천200만 원과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청년도약계좌나 청년내일저축계좌 등 여타 청년 자산형성 지원 상품 가운데서도 지원금이 크다.

그런데 가입조건이 까다로워졌다. 지난해까지는 5인 이상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이면 가입이 가능했다. 올해부턴 5인 이상 50인 미만 제조업·건설업에 취업한 청년으로 국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청년내일채움공제 신청자는 작년과 비교해 급감한 상태다. 원주고용센터의 올해 가입 목표는 193명인데 지금까지 17명(2일 기준)만 신청한 것. 작년 530명이 가입했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숫자다. 

지원 범위가 축소되면서 아쉬움을 표하는 청년이 많다. 올해 A유통회사에 취업한 청년 박 아무개(28) 씨는 "저같이 유통업에 다니는 사람들은 내일채움공제 신청조차 안 된다는 소리에 화가 났다"며 "같은 중소기업에 다니는데 어느 곳은 되고 어느 곳은 안되는 게 어느 나라 법이냐?"고 했다. 

강원형일자리안심공제는 아예 신규가입을 받지 않고 있다. 근로자와 기업이 매월 15만 원씩 내면, 강원도와 원주시가 20만 원을 보태는 사업이다. 5년 만기를 채우면 3천만 원과 이자를 준다. 그런데 강원형일자리안심공제는 원래 2018년부터 5년간 추진하기로 한 사업이었다. 이 때문에 안심공제를 운영하는 강원도일자리재단은 지난해까지만 신규 신청을 받았다.

이를 모르고 올해 공제 가입을 계획했던 중소기업이나 청년들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신입사원 B 씨는 "작년에 대학 선배가 적은 연봉에도 원주 중소기업에 취직했다고 해 놀랐다"며 "그만큼 강원형일자리안심공제 혜택이 많다고 들었는데 올해 취직한 사람들은 가입 자체가 불가능해 실망했다"고 말했다. 

원주 안팎에서 강원형일자리안심공제 가입 접수를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안심공제를 운영하는 기간 청년층 이직률이 낮아졌기 때문. 일손 확보가 기업의 최대 화두가 된 상황이라 강원형일자리안심공제 사업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지정면 C기업은 "작년에 들어온 신입 직원에겐 안심공제 혜택을 줬는데 올해 신입 사원에겐 그러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크다"며 "일자리 안심공제로 지역 중소기업들의 신입사원 이직률이 크게 낮아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5년 동안 강원형일자리안심공제에 가입한 근로자는 1만2천 명 정도다. 고용유지율은 제도 도입 첫해 63%에서 5년 만에 94%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공제 가입 기업의 평균 이직률은 0.5%로 강원 평균 이직률(6.28%)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낮다. 기업이 매월 부담해야 하는 몫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 이상의 가치를 환원받고 있다.

한편, 일부 지자체에선 자체 예산으로 일자리안심공제를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강릉시는 최근 자체적으로 일자리 안심공제 사업에 뛰어들었다. 근로자가 10만 원, 기업이 10만 원을 매월 내면 강릉시가 10만 원을 지원해 3년 후 1천80만 원을 제공할 방침이다.

원주시도 강원도에 강원형일자리안심공제 가입 문을 열어달라고 건의할 것이라 했다. 원주시 김태훈 부시장은 지난달 26일 반도체 첨단 소부장 기업 간담회에서 "강원형일자리안심공제 사업 재개를 도에 건의할 계획"이라며 "안 되면 원주에서만이라도 운영될 수 있도록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