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림면 구학리 석동마을 주민들이 사용사는 상수도 물탱크. 골프장 공사 이후 비만 오면 흙탕물로 오염된다.

신림면 구학리 석동마을 주민들이 비만 오면 상수도가 흙탕물로 오염되면서 물 사용에 불편함을 겪고 있다. 상수도 오염으로 식수는 물론, 설거지나 샤워 등 생활수 자체를 사용할 수 없어 일상생활의 불편을 겪는 일이 4개월 째 계속되고 있다.

석동마을에 거주하는 20가구 주민들이 사용하는 상수도가 흙탕물로 오염되기 시작한 것은 인근 골프장의 발파 작업이 진행되고 장마철이 시작된 6월 중순 경. 여름으로 접어들면서 비가 올 때마다 상수도 물탱크에 흙탕물이 유입돼 물 사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 주민들은 상수도 오염의 원인으로 골프장 발파 작업 시 암반이 갈라지면서 흙탕물이 유입됐다고 주장한다.

구학리 3반 반장을 맡고 있는 최종원 씨는 "2003년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간이 상수도를 설치한 이래 20년 간 써오면서 아무리 비가 많이 와도 물탱크가 흙탕물로 오염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발파 공사가 시작되면서는 비가 왔다 하면 싱크대와 변기, 수돗가 등 수도꼭지를 트는 곳마다 흙탕물이 나와 하루 넘게 물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라고 호소했다.

주민들의 항의에 처음엔 책임을 부인했던 골프장 측은 마을 공동 상수도 외에 개인 상수도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자 6월 말부터 주민들에게 식수로 생수를 공급하고 있다. 또한, 공사장에서 새로 뚫은 간이상수도를 물탱크에 연결했으나 여전히 흙탕물로 오염되는 일이 반복되자, 임시방편으로 비가 와 물탱크에 흙탕물이 차면, 오염된 물을 빼내고 살수차로 새로 물을 채우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석동마을 주민 최숙자 씨는 "주민들이 매번 물탱크를 관리할 수 없어 골프장 쪽에 맡겼으나 비 오기 전 미리 조치를 취하지 않고, 이미 물탱크에 흙탕물이 다 유입된 후에야 오염수를 빼내고 살수차로 물을 채우니 하루 넘게 주민들이 물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또한 사전 안내도 없이 물탱크를 잠가 화장실도 이용 못하는 어르신들은 늦은 밤에 공용 화장실을 찾아 부랴부랴 집 밖을 나서는 등 주민들의 불편함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원주시가 오는 2025년까지 추진하는 상수도 설치 계획에 구학리가 포함되지 않으면서 공사가 끝난 후에도 안전한 식수원을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에 대해 주민들의 불안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에 골프장 관계자는 "식수원 오염은 발파 공사가 아닌 기존 화강암에 구멍이 뚫려 있어 발생하는 현상으로 보인다"며 "무허가 간이 상수도임에도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새로운 상수도를 뚫으려 했으나  부지 확보 문제로 주민들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골프장 측은 인근 타 마을에 부지를 임대해 새로운 상수도를 연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