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시의원 4명이 지난주 다녀온 제주도 연수를 놓고 적정성 논란이 제기됐다. 사진은 시의회 정례회 모습.

국민의힘 소속 원주시의원 4명이 지난주 다녀온 제주도 연수를 놓고 적정성 논란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소속 박호빈·유선자·전병선·황기섭 시의원은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도 연수를 다녀왔다. 전병선 시의원은 제주도에 도착한 당일 원주로 돌아왔지만 연수 비용은 집행됐다.

이번 연수는 한국산업기술원 지방자치연구소에서 주최·주관했다. 연수 대상은 6.1 지방선거 불출마 의원과 공무원 퇴직예정자였다. 한국산업기술원 지방자치연구소는 전국 지방의회 사무국에 연수를 안내했고, 원주시의회 사무국은 전체 시의원에게 연수를 공지한 뒤 신청을 받은 결과 4명이 참가했다.

연수 제목은 ‘의정활동 유종의 미와 사회공헌 및 미래설계를 위한 대한민국 지방의회 의원 특별연수’였다. 한국산업기술원 지방자치연구소는 연수 안내 공문에서 “의정활동 유종의 미를 통해 책임의정을 완수하고, 소중한 의정활동 경험을 지역발전을 위해 공유·환원하며, 미래설계를 통한 역동적 새 출발을 위해 특별연수를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연수에 참가한 시의원들이 자비를 들여 참가했다면 전혀 문제 될 게 없다. 연수 비용으로 세금이 투입됐다는 게 문제다. 1인당 연수 비용 80만 원과 비행기 왕복 탑승권 등으로 모두 400만 원 넘게 투입됐다.

연수 목적도 논란이다. 의정활동 유종의 미를 통해 책임의정을 완수한다고 하지만 이번 8대 원주시의회는 이미 이달 초 모든 회기 일정을 마쳤다. 또한, 연수에 참가한 4명은 시장선거 당내 경선 출마, 불출마, 공천 탈락 등의 사유로 9대 원주시의회에 입성할 수 없다. 의정활동 경험을 지역발전을 위해 공유·환원한다는 연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래설계를 통한 역동적 새 출발이란 연수 목적은 더더욱 상황에 부합하지 않는다. 이들 시의원은 4년 전 치러진 지방선거 당시 원주시민의 봉사자를 자처해 당선됐다. 시민 복리증진은 물론 집행부인 원주시를 철저히 감시해 세금이 허투루 사용되지 않도록 시의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정작 본인들이 세금을 낭비한 셈이 됐다. 본인의 미래설계가 목적이었다면 자비로 다녀왔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례가 고착화된다면 향후 시의원들의 임기가 끝나는 4년 단위로 시의원들의 미래설계 연수에 세금을 투입해야 한다.

연수 프로그램도 대부분 관광성 일정으로 짜여졌다. 해안산책로, 용연구름다리, 용두암 방문은 ‘제주 수변경관 개선사업 비교견학’이란 제목을 붙였다. 우도→성산항→비자림 방문도 ‘지역특성화사업 성공사례 비교견학’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연수 목적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은 25일과 27일 각각 1차례씩 2차례 강연뿐이었다.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은 지난 26일 논평에서 “임기 한 달을 남기고 다음 의정활동 계획도 없는 시의원들이 시민의 세금을 지원받아 연수를 갔다”면서 “이게 윤석열 정부의 공정과 상식이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