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7일 행복위 심의에서 이숙은 위원장이 수정 동의안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

불법 훼손 원상복구 사용허가 조건 이행이 먼저

신림면 구학리 여산골프장 조성사업지 내 시유지를 사업자에게 매각하려는 원주시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원주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위원장: 이숙은)는 지난 17일 원주시가 제출한 공유재산관리계획(안) 중 '구학파크랜드 여산골프장 조성사업 시유지 교환 및 처분건'을 삭제하고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원주시는 여산골프장 조성사업 편입부지 내 시유지 중 일부를 사업자인 구학파크랜드 소유 토지와 맞교환하고 또 다른 일부는 매각할 방침이었다. 맞교환하는 시유지는 2필지 9천548㎡, 매각 시유지는 2필지 18만2천249㎡ 등 19만1천797㎡에 이른다.

원주시는 "집중호우가 시작되는 6월 이전까지 사업지 내 침사지 설치 공사 등이 마무리되어야 하고 4월 말이나 5월 초로 예상되는 행정명령 이행 완료 시점과 실제 매각 시점을 맞추기 위해선 시의회의 매각 동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지만 시의회는 일축했다. "시유지와 원형보전지 훼손 등 불법행위에 대한 원상복구와 시유지 사용허가 시 약속한 조건을 이행하는 것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 행복위 심의결과를 기다리는 조종용 부시장을 비롯한 원주시 부서장들.

이숙은 행정복지위원장은 "사업자의 불법·위법행위가 있었고 대부계약 당시 조건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추가 환경조사와 원상회복 명령이 제대로 이행됐는지 확인한 뒤 추후 재의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의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밝혔다.

이보다 앞선 지난 14일 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시유지 매각의 문제점을 지적했던 '여산골프장 시민공동대책위원회(대표: 김규돈 성공회 원주교회 신부, 이하 공대위)는 즉각 환영 입장을 밝혔다. 공대위 관계자는 "시의회가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짚었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의혹이 해소되기 위해선 생태환경에 대한 공동조사가 이뤄져야 하고 시유지 및 원형보전지를 훼손한 부분에 대해서도 원상복구가 됐는지 철저한 현장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심의과정에서는 사업추진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한 질책성 질의도 이어졌다. 2015년 시유지 사용허가 조건에 명시된 ▷소유권 이전 후 사업 시행 ▷용수부족 해결방안 ▷지방도 안전문제 해결방안 조항 등이 지난해 재협의 과정에선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관련 부서장들이 명확한 답을 하지 못하자 조종용 부시장이 출석한 부서장들을 질책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 ‘여산골프장 시민공동대책위원회가 지난 14일 원주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시유지 매각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다.

유선자 시의원은 "공탁금이나 이행보증금 관련 부분도 빠져 있다"며 "문제가 발생하면 손해배상을 누구에게 청구할 것이냐"고 따져 물었고, 조상숙 시의원도 "시유지는 시민 모두의 자산으로 매각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하는데 여러가지 문제가 있는 사안을 의회에 제출해 매각을 요청하는 행정의 모습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생태환경과 관련해 골프장대책위 측에서 공동조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한 신재섭 시의원은 "사업자가 선정한 업체가 내놓은 용역 결과는 사업자 요구가 반영된 결과로 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공동조사의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원주시는 시의회의 지적에 따른 후속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태영 회계과장은 "골프장 조성사업지 내 불법행위에 대한 원상복구는 4월 말이나 5월 초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시의회에서 매각승인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지적한 행정명령 및 협약사항 이행여부 등을 확인하면서 시유지 매각안 제출 시기를 다시 고민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