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시의회와 원주시는 지난달 28일 의회 모임방에서 오는 13일부터 시행되는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의 안정적 추진을 위한 ‘인사 운영 협약’을 체결했다.

사무국 직원, 일단 파견 형태로 정리
정책지원관, 올해 5명 내년 6명 채용

원주시의회가 오는 13일부터 시행되는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 원주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유석연 시의장과 원창묵 시장은 지난달 28일 의회 모임방에서 '인사 운영 협약'을 맺었다. 이날 협약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에 따른 인사권 독립의 조기 정착 및 양 기관의 효율적인 인사 운영을 위해 이뤄졌다. 2020년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에 따라 오는 13일부터 지방의회 의장은 소속 사무직원에 대한 임면·교육·훈련·복무·징계 등의 권한을 갖게 된다.

이번 협약으로 양 기관은 신뢰를 바탕으로 상호 협력해 인사 등 운영의 전문성과 안전성 제고에 나선다. 또한, 효율적인 업무 추진을 위해 인사교류·채용시험·교육훈련·후생복지·복무 및 업무시스템 등 조직과 인사 운영에 관해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유석연 의장은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은 지방자치의 존립근거가 되는 기관이자 주민의 대표기관인 지방의회의 존재 이유를 재확인하고 주민의 일상생활에 함께하는 기관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요구에 따른 것"이라며 "원주시와의 이번 협약을 통해 보다 효율적이고 전문적인 인사 시스템을 갖춰 더 나은 원주시를 만들어 나아가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원창묵 시장도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의 조기 정착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인사권 독립이 이루어지기까지는 가야할 길이 멀어 보인다. 시의회 의회운영위원회가 지난달 14일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른 후속조치로 의회 인사권 독립에 필요한 자치법규를 심의하는 등 인사권 독립 절차에 나섰지만 정책지원관 운영조례와 사무전결 규정 등 기본세팅이 완벽하게 이루어지지 않아서다. 증원된 인원에 따른 공간 정리도 필요하다.

의회사무국 직원 중 잔류를 희망한 직원이 절반도 되지 않는 점도 부담이다. 시의회도 현 상황에서 인사권을 분리할 경우 의회 내 승진적체, 인력부족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우선 원주시 인사에 따라 파견형식으로 인력을 충원하기로 했다. 유석연 의장도 "임기 중 인사권을 행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 원창묵 시장과 유석연 시의장이 협약서에 사인한 후 교환하고 있다.

새로 채용할 원주시의회 정책지원관 11명에 대한 우려도 있다. 시의회는 올해 상반기 5명, 내년 6명의 정책지원관을 채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채용 기준은 마련되지 않았지만 최장 5년 계약 임기제를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문제는 올해 전국 광역·기초의회에서 정책지원관을 뽑게 돼 우수인력을 채용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점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전국적으로 채용 시기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며 "지방도시라는 점도 우수인력 확보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장의 권한이 강화되면서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의장에게 모든 인사권한이 주어지다 보니 의장 선출 과정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파행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그동안 원주시의회는 원구성 과정에서 여·야 갈등은 물론, 계파간 경쟁과 반발을 수시로 노출해 왔다.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선거 이후에도 상당 기간 잡음이 새어나오기도 했다.

인사권을 손에 쥔 의장이 보은 인사, 자기 사람 심기를 할 경우 제어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우려의 목소리를 키운다. 원주시의회 관계자는 "우려되는 부분을 포함해 다각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면서 "모든 것을 단번에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단계적, 점진적으로 보완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사권 독립에 따라 원주시의회에는 총무팀과 소통팀이 신설되면서 조직이 개편되고 정원도 기존 28명에서 31명으로 늘어난다. 올해 상반기 중 시의원들을 보좌할 정책지원관 5명을 선발하면 정원은 36명으로 확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