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준영 원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부이사장.

박준형 부이사장 '네트워크, 발전적 해체 주장'
시민이 공감·참여하는 사회적 경제 운동 필요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의 수명은 다했다. 사회적 경제 조직에 대한 실제적인 꿈과 비전을 갖추지 않은 네트워크 조직은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

지난 7일 열린 사회적 경제 포럼 '다시 사회적 경제의 길을 묻다'에서 박준영 원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부이사장이 한 말이다. 사회적 경제가 지역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그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주시민이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사회적 경제 운동을 추진해야 원주 사회적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고 봤다. 

이러한 시각은 지역 사회적 경제가 갈수록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간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에 참여한 지 20여 년이 흘렀지만, 협동조합 운동을 위시한 사회적 경제가 지역사회 변화를 이끌어내기엔 부족했다고 고백한 것.

그는 "그동안 원주가 무위당 선생의 생명 담론을 가지고 협동사회경제운동을 해왔다"면서도 "(처음부터) 10년까지는 이것이 잘 통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10년 동안 우리가 무엇을 만들고 이뤄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실천 방안도 제시했다. '원주 사회적 경제가 지역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답하려면, 사회적 경제 운동이 실물경제의 틀 안에서 시민에게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한 것. 특히 지역사회 차원에서 복지사회의 틀을 만드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는 지난 7일 협동조합 광장에서 '다시 사회적 경제의 길을 묻다' 포럼을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원주 사회적 경제의 부흥을 재건하려면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부이사장은 "지금은 정년퇴직을 한 후에도 40~50년을 더 사는 시대"라며 "죽음과 죽어감, 웰빙에 관한 문제에 원주 사회적 경제가 지역사회에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구체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지난 수년간 (원주 사회적 경제인들이) 100명 이상 일본 시바현의 돌봄 체계를 보고 돌아왔지만 정작 원주만의 그것을 만드는 논의는 부족했다"며 "비전과 목적과 꿈을 가지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략이 수립돼야 한다"고 했다. 

또한, "협의체적 네트워크는 존재할 필요가 없고 처음부터 재조직하지 않으면 중간 조직화 되어가는 것이 심화될 것"이라며 "네트워크 구성원 간의 연대 활동에서 벗어나 원주시민들이 공감하고 참여하는 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운동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부이사장의 의견에 다른 참석자들도 공감을 표시했다. 이길주 강원도사회적경제위원회 위원은 "지역사회 개입 전략으로 돌봄이나 사회서비스는 준비하고 있지만 다른 부분에 대한 준비는 어떻게 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시민사회 영역으로의 확장에 대한 고민이 마련되어 있지 않고서는 지역사회를 바꾸고 변화시키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훈 원주시사회적기업협의회장도 "원주시민이 사회적 경제를 어떻게 바라보는 것에서부터 원주 사회적 경제의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며 "사회적 경제가 지역에 어떠한 이익이 되는지를 가운데 놓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시민과 함께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