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전략산업 인적자본 수급 진단' 
의료기기 산업 양적 성장하는데…청년 인력 못구해 발동동 

청년층 인구유출이 원주 의료기기 산업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인력 수요는 나날이 커져만 가는데 청년층 인력은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 한국은행 김수지 조사역과 조동훈 한림대 경제학과 교수, 안준기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이 '강원지역 전략산업의 인적자본 수급구조와 진단 및 과제' 보고서를 통해 관련 내용을 언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강원도에서 대학을 졸업해 도내 직장에 취업한 경우(2018년)는 40.4%(7천36명)에 불과했다. 반면 강원도 출신 대졸자가 수도권에서 취업한 경우는 54%(9천397명)에 달했다. 이러한 청년층 유출은 이듬해인 2019년에 더 심했다. 도내 대학 출신이 지역에서 취업한 경우가 38.1%(6천55명)로 낮아져서다. 1년 전과 비교해 천 명 가까운 인원이 수도권으로 더 빠져나갔다. 

대졸자 인구 유출로 지역 주력산업도 타격을 받고 있다. 사업체는 갈수록 늘어나는데 신규인력은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 고용행정통계에 따르면 강원도 의료산업 내 고용보험 가입 사업장은 2018년 6월 172개에서 올해 6월 202개로 증가했다. 

그러나 청년층(20~39세) 종사자는 2천135명에서 1천817명으로 318명이 줄었다. 대신 만 40~59세의 중년층 취업자가 1천181명에서 1천467명으로 늘어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 김수지 조사역은 "청년층 신규 고용이 적지만 기존 근로자의 고용유지는 지속되는 추세"라며 "사업체 증가가 고용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강원도는 4차 산업에 대응하기 위해 첨단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해 ▷빅데이터 헬스케어 플랫폼 기반 IoT 의료기기 연구개발 및 실증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화 기술력 고도화 및 비즈니스 모델 사업화 ▷전문인력 양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의료기기와 헬스케어 산업에 종사할 인력도 대거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로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의료기기 산업 취업자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1만 명 수준에 불과했다. 그런데 2018년부터 2023년까지는 2만5천 명까지 늘 것으로 추산된다. 2028년에는 수요가 더 늘어 2만8천 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지금부터라도 종합적인 대책이 강구되어야만 고용의 양적 미스매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강원도 소재 의료기기 종사자의 월평균 임금수준은 293만 원으로 전국 평균 311만 원보다 낮은 상태"라며 "임금을 포함한 고용환경이 개선돼야만 고학력 인재의 강원도 유입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 했다. 

또한, "숙련인력 공급 부족에 따른 구조적 실업을 해소하기 위해서 지역 구직자의 숙련도를 높이는 종합적 훈련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며 "생활 인프라 확충을 포함한 전반적인 거주 환경 개선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