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곡동 종축장 터. 강원도의 복지부동으로 인해 '최문순 도정'에서는 공연장 건립이 물 건너갔다는 비판이 나온다.

반곡동 옛 종축장 터에 계획한 대규모 공연장 건립사업이 ‘최문순 도정’에서는 물 건너갔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로 인해 최문순 도지사에 대한 비난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강원도는 강원도개발공사의 부채 비율을 낮추기 위해 지난 2018년 종축장 터 6만1천500여㎡를 강원도개발공사에 현물로 출자했다. 현물 출자에 앞서 최 지사는 강원도의회 본회의에 출석, 종축장 터 활용방안에 대해 “원주시에서 원하는 대로 해주겠다”고 발언했다.

그래서 원주시가 요구한 게 대형 공연장 건립이었다. 강원 북부권에는 1천600석 규모의 춘천 백령아트센터가 있지만 강원 남부권에는 1천석 이상 공연장이 없어서였다. 강원 남부권(원주, 횡성, 홍천, 평창, 영월, 정선, 태백) 인구는 강원도 전체 인구의 약 40%를 차지한다.

강원도에서 용역비를 부담해 대형 공연장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수립 연구용역이 시행됐다. 비용편익분석(B/C)에서는 1.046이 나와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용편익분석은 1이 넘으면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 기본계획수립 연구용역에서는 1천700석의 다목적 공연장과 소공연장(300석), 전시·창작 및 3세대 문화플랫폼이 제시됐다.

이어 원주시는 강원도에 협약 체결을 요구했다. 원주시 관계자는 “대형 공연장을 건립해주겠다는 강원도의 구두 약속에도 불구하고 명문화하기 위해 협약 체결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강원도, 원주시, 강원도개발공사가 2019년 종축장 활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배경이다.

강원도가 종축장 터에 공연장을 포함한 복합문화시설을 조성하고, 강원도개발공사는 복합문화시설 조성을 위한 적정부지를 제공한다는 협약이었다. 그러나 이후 강원도개발공사가 종축장 터의 90% 이상을 자체 수익사업에 사용하겠다고 나서면서 공연장 건립사업은 난항으로 접어들었다.

현재 원주시가 강원도에 요구하는 건 강원도가 다시금 종축장 터를 돌려받으라는 것이다. 강원도개발공사에는 종축장 터에 상응하는 도내 다른 도유지를 제공하면 가능하다. 이어 곧바로 공연장 건립에 나서라는 주문이다. 그러나 강원도가 공연장 건립에 대해 복지부동하는 상황이어서 원주시만 애를 태우고 있다.

원주시에 따르면 공연장 건립에는 1천억 원이 넘게 들어 중앙정부의 지방재정투자심사를 받는 데 1년 이상 걸린다. 최 지사 임기가 내년 6월까지여서 지금 시작해도 지방재정투자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하지만 강원도는 이에 대한 입장표명조차 하지 않고 있어 최문순 도정에서는 물 건너갔다는 비판이 나온다.

원주시 관계자는 “강원도의회 본회의장에서의 최 지사 발언이 고스란히 기록돼 있는데도 강원도에서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는 건 무책임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상황에선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도지사 후보들이 공약으로 공연장 건립사업을 제시하도록 하는 게 현실적이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