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9월 단구동 주택가에서 발견된 수달. 신고를 받고 원주소방서 구조대에서 구조해 원주천에 놓아줬다.

원주에 멸종위기야생생물 Ⅰ급 수달과 Ⅱ급인 담비, 삵, 구렁이 및 멸종위기종인 단양쑥부쟁이 등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원주시가 도시생태현황(비오톱)지도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확인했다. 원주시는 삼아항업(주) 컨소시엄에 비오톱지도 작성을 의뢰해 진행 중이다.

자연환경법이 개정되면서 인구 30만 명 이상 시지역은 비오톱지도 작성이 의무화됐다. 원주시는 올해 말까지 비오톱지도를 작성할 계획이며, 지난 24일 시청 회의실에서 중간보고회가 개최됐다. 비오톱지도는 자연생태계가 공존·공생하는 생태도시 건설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도시계획이나 각종 개발계획 수립 때 비오톱지도가 반영된다. 무분별한 난개발로 인한 환경분쟁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토지 이용, 식생, 야생 동식물 등 환경조건을 고려한 환경 분야 공간계획 수립에 활용된다. 환경생태계획의 기본적인 도구일 뿐만 아니라 정책 결정의 기초자료로도 쓰인다.

시민 생태체험이나 환경교육 자료로도 유용하다. 원주시 관계자는 “식생과 관련된 환경지표를 공개해 시민들의 자발적인 자연환경 보호를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아항업(주) 컨소시엄은 중간보고회에서 지금까지의 생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표준지 165개 지점을 현장 조사한 결과 포유류 중 멸종위기야생생물 Ⅰ급인 수달과 Ⅱ급인 담비, 삵의 서식이 확인됐다. 조류 조사에서는 멸종위기야생생물인 큰고니, 새호리기가 발견됐다.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인 구렁이도 있었다.

또한,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인 왕은점표범나비와 어류 조사에서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인 꾸구리, 돌상어, 묵납자루, 한강납줄개를 확인했다. 식물 조사에서는 멸종위기종인 단양쑥부쟁이, 수염마름과 취약종인 주목, 삼지구엽초, 외잎쑥 등이 발견됐다. 생태계 교란식물도 있었다. 환삼덩굴, 가시박, 돼지풀, 미국쑥부쟁이, 가시상추 등이었다. 베스, 블루길 등 생태계 교란생물 서식도 확인했다.

삼아항업(주) 컨소시엄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비오톱 유형을 1∼5등급으로 구분한다. 생태적 보존가치가 가장 높은 1등급부터 5등급까지 등급화하는 것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보존가치가 높은 1, 2등급이더라도 보존을 위한 보완대책을 수립하면 개발행위가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앞서 원주시는 9억 원을 투입, 지난 2012년 비오톱지도를 제작했었다. 그러나 당시 비오톱지도로 인해 개발행위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민원 6천여 건이 제기되면서 당시 만든 비오톱지도는 활용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