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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워 이어진 '대한독립만세'

이기원의 역사 한 스푼, 원주의 3.1운동 ⑤ - 호저면 이기원 북원여고 역사교사l승인2021.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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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저면 삼일만세운동기념비가 있는 매화마을.

1919년 4월 8일과 9일 밤낮으로 이어진 지정면, 부론면, 건등면 일대에서 전개된 봉화 시위는 4월 12일 호저면 매호리 만세운동으로 이어졌다. 호저면 매호리는 조항, 상촌, 수동, 향산 등 4개 마을로 구성되었고, 마을 한가운데 자그마한 동산이 있다.

매호리 만세운동을 추진한 중심 인물은 송병기, 성태현, 박민희, 이정헌 등이었다. 이들은 매호리 송병창의 집에 모여 만세운동을 일으킬 것을 결의하고 실행에 옮겼다. 이들은 4월 12일 저녁 향산 마을 주민 50여 명과 함께 향산 마을과 수동 마을 사이에 있는 동산에 올라 만세를 부르기 시작했다. 상촌 마을의 유정근과 이두연 등은 수동 마을에 있는 김옥봉의 집에 있다가 만세 소리를 듣고 동산에 올라 만세 운동에 합류했다.

향산 마을과 수동 마을 사이 동산에서 시작된 만세운동은 매호리 4개 마을을 순회하며 밤새 이어졌다. 마을을 순회하면서 만세운동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만세 운동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 집을 지나갈 때면 대문을 두드리며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

매호리 만세운동이 처음 결의되었던 곳이 송병창의 집이었는데 송병창은 4월 12일 만세운동에 참여하지 않았다. 동산에 모여 만세를 부르던 군중들은 송병창의 집으로 가서 만세를 부르며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송병창은 집에서 나오지 않았다. 이에 시위 군중들은 대문을 두드리며 얼른 나와 만세운동에 참여하라고 소리쳤다. 시위 군중들의 요구에 못이긴 송병창은 둘째 아들 송병두를 내보내 만세운동에 참여하게 했다.

향산·수동마을 사이 동산서 시작 4개 마을로 번져
시위 군중, 불참 이웃집 대문 두드리며 동참 요구

▲ 호저면 삼일만세운동기념비.

시위 군중들의 동참 요구에도 불구하고 끝내 집에서 나오지 않고 버틴 경우도 있었다. 상촌 마을에 살던 이상열의 경우였다. 시위 군중들은 이상열의 집으로 가서 만세를 부르며 나와 함께할 것을 요구했다. 목이 터져라 소리치고 대문을 흔들어도 이상열은 집안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성난 시위 군중들은 이상열의 집 대문을 부숴버렸다.

마을 한가운데 있는 자그마한 동산에서 시작된 만세운동은 향산, 수동, 상촌, 조항 마을을 번갈아 돌아다니며 밤새 진행되었다. 4월 12일 저녁 시작되어 마을을 돌아다니며 밤새워 만세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은 목 놓아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면서 압박에서 벗어난 해방의 의미를 생생하게 체험했다. 밤새 만세운동을 전개한 매호리 4개 마을 사람들은 먼동이 틀 무렵 해산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이후 일본 헌병대의 대대적 검거 바람이 불어왔다. 매호리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송병기, 성태현, 박민희, 유정근, 이정헌, 이두연, 이종우, 김옥봉 등은 체포되어 실형을 판결받고 복역했다. 송병기는 징역 10월, 박민희, 성태현은 징역 8월, 유정근은 징역 7월, 이두연, 이종우, 김옥봉은 징역 6월이 확정되어 서대문 형무소에서 감옥살이를 했다.

▷호저면 매호리는 1919년 당시 횡성군 서원면 분일리였다. 원래 원주군 소속이었는데 1914년 지방관제 개정으로 횡성군 서원면으로 변경된 것이다. 행정구역이 다시 원주로 되돌아온 것은 1983년이다. 


이기원 북원여고 역사교사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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