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위치도.

원주시가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를 건설하려는 곳은 지정면 일원이다. 여주∼원주 철도, 중앙선 복선전철, 광주∼원주 고속도로 개통으로 접근성이 향상된 간현관광지와 서원주역을 중심으로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레저시설과 체험·숙박 공간을 조성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초반부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참여할 업체조차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원주시는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3차례에 걸쳐 제안 공모를 시행했다. 용역 비용은 약 7억 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2개 업체 이상 제안 공모에 참여해야 하지만 1개 업체만 제안서를 제출해 무산됐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제안 공모 시기가 좋지 않았다”고 했다.

원주시가 공모를 냈을 당시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에서 건당 150억 원 규모의 제4기 신도시 건설 용역 4건을 발주한 것이었다. 전국 용역업체가 LH 용역에 매달리면서 원주시 제안 공모는 뒷전을 밀렸다는 게 원주시의 설명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LH와 원주시의 용역 비용은 큰 차이가 있지만 노동력은 비슷하게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업체들이 원주시 용역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원주시는 타당성 조사 용역만 시행하기로 하고, 4차 공모를 냈다. 사업면적도 약 3천300만㎡에서 2천800만㎡로 축소했다. 타당성 조사만 하기 때문에 용역 비용도 약 1억2천만 원으로 줄였다. 타당성 조사에서는 유치업종을 선택하고, 수익성 검토 및 개발 방향을 설정한다.

4차 공모에서 용역업체가 선정되더라도 문제는 있다.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건설이 지속 추진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의지를 갖고 밀어붙이고 있는 원창묵 시장이 임기가 2022년 6월까지여서다. 3선 연임이어서 다음 지방선거 때 원주시장 후보로 출마할 수 없다. 차기 원주시장이 사업을 계승하지 않으면 적지 않은 예산과 행정력을 낭비하는 셈이 된다.

원 시장의 임기 내에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건실한 민간사업자를 구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원주시 관계자는 “착공 후 수년간은 수익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어서 자본력이 탄탄한 업체와 손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는 특정 지역에 다양한 관광 레저시설을 유기적으로 배치해 계획적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정주 기능이 없는 기존 관광단지와 달리 자족적 생활공간 기능을 포함하는 신도시다. 지난 2005년 무주, 태안, 영암·해남이 시범사업 지역으로 선정됐으나 무주군은 사업을 포기해 개발구역이 해제됐다. 원주시는 무주군이 포기한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를 지정면에 조성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