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반곡관설동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관설동 한옥마을 조성사업 주민설명회.

원주시, "해당 지역 주민들이 요구해 개최"
일부 시의원, "공개공모는 결국 요식 행위"

원주시가 개최한 관설동 한옥마을 조성사업 주민설명회가 논란이 되고 있다. 관설동 한옥마을 조성사업에 특혜 논란이 일자 사업의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며 공개공모로 전환한 상황에서 원주시가 기존 사업지를 특정해 지역 주민들만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원주시는 지난 16일 반곡관설동행정복지센터에서 관설동 한옥마을 조성사업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원창묵 시장의 브리핑과 질의응답으로 이어진 설명회에는 지역 주민 100여 명이 참석했다.

원 시장은 한옥마을 추진과정을 소개하면서 대부분 시간을 특혜의혹 해명에 할애했다. 해당부지 항공사진까지 제시하며 "한옥마을 조성으로 인한 특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오직 시민들만을 생각하며 추진한 사업인데 밀실행정으로 비춰져 속상하다"고 했다. 

하지만 "숲 속에서 원주시내 전경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위치"라거나 "원주시가 한 푼도 들이지 않고 한옥을 얻어내는 사업"이라는 등 사업의 당위성을 수차례 강조하면서 사업 추진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공모를 통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려고 한다"며 한옥마을 조성 제안자를 공개 모집한다고 발표한 지 불과 4일 만이다.

나아가 "도시계획과 연계되는 사업이어서 MOU도 필요 없고, 의회에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사업"이라는 발언도 있었다. '그럼에도 사업을 투명하게 추진하기 위해 의회 동의를 구하려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였겠지만 시의회 상당수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해를 사기에 충분했다는 지적이다.     

원주시는 "앞서 시장실을 방문한 통장 등 주민 대표들의 요구로 설명회를 개최했다"고 선을 그었지만 공개공모로 전환하고도 기존 사업부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한 것은 사실상 원주시가 기존 사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로 비춰질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A 시의원은 "해당 지역 주민들이야 길 내고 상수도까지 들어오는데 반대할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며 "오늘 설명회를 통해 공개공모 전환이 요식행위이자 특혜논란을 비껴가기 위한 꼼수였다는 것을 원주시 스스로 인정한 셈"이라고 말했다.

B 시의원도 "원점에서 투명하게 추진하겠다면 공개공모를 통해 업체와 대상 부지가 모두가 결정된 후 설명회를 개최하는 것이 순서"라면서 "특혜 논란이 일자 한옥마을 조성에 찬성하는 지역 주민들을 앞세워 사업을 관철시키려는 의도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