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시 비오톱지도는 치악산국립공원을 제외한 원주 전역을 대상으로 제작된다. 사진은 원주천.

원주시가 도시생태현황(비오톱)지도 제작에 착수했다. 비오톱지도는 생태 환경적 특성과 가치를 반영한 지도이다. 도시계획 및 각종 개발계획 수립에 반영된다. 무분별한 난개발로 인한 환경분쟁을 예방하고, 자연생태가 공존·공생하는 생태 도시 건설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앞서 원주시는 9억 원을 투입, 지난 2012년 비오톱지도를 제작했었다. 그러나 당시 비오톱지도가 토지 개발에 족쇄가 될 수 있다는 민원 6천여 건이 제기되며, 전혀 활용하지 못했다. 하지만 자연환경법이 개정돼 인구 30만 명 이상 시지역은 비오톱지도 제작이 의무화됐다. 원주시는 4억8천여만 원을 들여 내년 11월 말까지 제작하기로 했다.

비오톱지도는 치악산국립공원을 제외한 원주시 전역을 대상으로 제작된다. 치악산국립공원은 자연공원법에 따라 철저하게 보호되고 있기 때문이다. 치악산국립공원을 제외하는 대신 원주시는 표준지를 늘려 촘촘하게 조사하기로 했다. 표준지는 165∼180개를 선정, 조사할 계획이다.

제작 공정도는 준비단계→구축단계→검증단계로 진행된다. 준비단계에서는 항공사진, 수치지형도, 도시계획도 등의 기초자료를 수집해 분석하고, 현장조사를 한다. 현장조사에선 어류, 조류, 포유류, 곤충류 및 식물상 등의 서식 현황을 파악한다.

지난 2012년 완성된 비오톱지도를 제작할 당시 현장조사에서는 관내 하천 전역과 매지저수지 등에서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수달의 서식을 확인했었다. 또한,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하늘다람쥐와 삵도 발견했으며, 백운산에서는 고라니, 멧돼지, 노루, 오소리, 너구리, 족제비 등 다양한 종의 서식이 확인됐다. 이번 현장조사 결과와 당시 조사결과를 비교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구축단계에서는 현장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비오톱 유형을 구분하고, 유형별로 자연보호 가치를 평가한다. 비오톱 등급은 생태적 보존가치가 높은 1등급부터 5등급까지 등급화한다. 또한, 대표비오톱과 우수비오톱을 조사한다.

대표비오톱은 생물 다양성 및 건강성을 평가할 수 있는 지역을 선정한다. 우수비오톱은 비오톱 평가 1등급 지역 중 생태적 보존가치가 높은 지역을 선정할 계획이다. 비오톱지도가 구축되면 검증 과정을 거쳐 완성하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비오톱지도는 자연자원의 효율적 관리 및 생태 도시 조성 등 환경관리를 위한 기본자료로 활용된다. 천연기념물 지정 검토, 야생생물 보호구역 지정 검토에도 활용할 수 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및 생태계 교란 생물 서식지 관리에도 용이하다.

다만 지난 2012년 제작된 비오톱지도로 인한 민원처럼 생태 등급이 높은 1·2등급으로 지정되는 토지 소유주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1·2등급으로 지정되더라도 개발이 원천 봉쇄되는 건 아니다”라면서 “보완대책을 수립하면 개발행위가 가능하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