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로 문화의거리 2구간에 불법 주차된 차량이 줄지어 서 있다.

막대한 세금이 투입된 문화의거리가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중앙로 문화의거리는 불법 주·정차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우산동 문화의거리는 일방통행으로 전환한 뒤 주변 상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다. 문화의거리가 제 기능을 못하자 화살은 원주시로 날아들고 있다.

중앙로 문화의거리 중 차 없는 구간은 KBS원주방송국부터 지하상가까지이다. 그런데 지난 19일 낮1시경 KBS원주방송국에서 강원감영 구간(1구간)에는 차량 7∼8대가 나란히 주차돼 있었다. 인근 상인들에 따르면 매일 같은 위치에 차량이 불법 주차돼 있다. 문화의거리 진입로는 오전11시부터 다음날 새벽4시까지 차단된다. 이 차량들은 골목길로 진입해 주차하고 있는 것이다.

문화의거리 3구간인 자유시장 옆은 애초부터 문화의거리에 부적합했다. 자유아파트 입주민 차량이 3구간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복수의 원주시 공무원에 따르면 문화의거리를 조성하기 전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원주시가 공사를 강행해 문화의거리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문화의거리 중 목적에 부합하게 운영되는 곳은 공연장이 설치된 밝음신협 인근 1구간뿐이다. 문화의거리는 보행환경을 개선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계획됐다. 그러나 목적의 절반도 달성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차 없는 문화의거리란 관점에서 보면 원주시 공무원들이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는 비난이 나온다. 원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때 문화의거리 불법 주·정차는 단골메뉴이기 때문이다. 행정사무감사에서 시의원들의 질타에 강력하게 단속하겠다고 공언하곤, 돌아서면 원점인 상황이 수년째다.

▲ 우산동 문화의거리에 일방통행 철회를 요구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우산동 문화의거리는 상지대 부속한방병원 진입로에 설치됐다. 국민안전처에서 공모한 2016년 보행환경개선지구에 선정돼 추진됐다. 양방통행이던 도로를 상지영서대 사거리에서 상지대 부속한방병원 방향으로 일방통행하도록 전환했다.

그러나 지금 이곳에는 일방통행을 철회해 달라는 현수막이 연이어 걸려 있다. 양방통행일 때는 차량을 정차하고 식사하거나 물건을 구입했지만 일방통행 전환 후 CCTV 단속이 시작되자 손님이 뚝 끊겼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일방통행으로 인해 골목길은 혼잡해졌고, 역주행하는 차량도 심심찮게 발견된다고 인근 상인들은 전했다.

상인들은 우산동 주민 400여명의 서명을 받아 청와대, 강원도, 원주시 등에 민원을 넣고 있다. 그러나 원주시는 주민 설명회를 거쳤고, 국비를 지원받은 사업인 만큼 섣부른 개선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상인, 주민들은 아우성인 상황이다. 한 상인은 “공무원이 이곳에서 1∼2시간만 지켜본다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