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헌 (연세안과 원장)

눈 속으로 들어가는 광선이 각막과 수정체에 의해 정상적으로 굴절되지 못하면 망막에는 초점이 맞지 않는 상이 맺힘으로써 물체가 흐리게 보이고 시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러한 것을 ‘굴절이상’이라고 하며 굴절이상에는 근시, 난시, 원시가 있다. 이 중 근시는 먼 곳의 물체를 볼 때 상대적으로 굴절이 너무 많이 되어 망막의 앞쪽에 초점을 맺게 되므로 먼 곳의 물체가 흐리게 보이는 것이다. 근시에서 초점이 망막 앞쪽에 생기는 이유는 빛의 굴절이상보다 많이 되거나(굴절성 근시), 굴절은 정상이어도 안구의 앞뒤 길이가 정상보다 크기 때문이다(축성 근시).

대부분의 근시는 사춘기에 발생하며, 축성근시가 대부분이고 이는 주로 유전적 요인 때문이다. 반면에 굴절성 근시는 후천적 즉 생활습관, 조명, 영양상태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즉 근시의 원인은 선천적인 요인과 후천적인 요인 모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후천적인 요인에 의한 근시는 대부분 그 정도가 가벼운 편이며, 중간정도 이상의 근시는 대부분 선천적인 요인에 의한다고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근시가 공부의 양이 가장 많은 고등학교 시절이 아니고 중학교 1~3학년, 즉 키가 제일 많이 자라고, 안구의 크기도 제일 많이 커지는 시기에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 선천적으로 안구의 길이가 긴 것이 근시의 주된 원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랜 시간 독서를 한다든지, 텔레비전을 본다면 이미 있는 근시가 더 심해지거나, 후천적인 요인, 즉 과다한 조절 때문에 근시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가벼운 정도의 근시이다. 근시를 개선하기 위해 10여 년 전부터 시력보호 텔레비전, 좋은 독서법, 눈 체조, 눈에 좋은 독서용 조명, 영양제를 포함한 눈에 좋다는 각종 약 등이 사용되고 있지만 이들의 효과는 거의 미미한 실정이며, 이는 대부분의 근시는 선천적인 근시로  이러한 노력들에 의해 없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차라리 이런 노력보다는 눈에 맞는 정확한 안경을 쓰는 것이 성장기의 학생들에게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현재헌 (연세안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