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열렸던 삼토문화제 모습.

“농업인의 날 발상지에서 열리는 농업인의 날 행사는 뭔가 좀 달라야 하지 않을까?” 수년 전부터 제기돼온 물음이다. 원주는 농업인의 날 발상지이다. 흙토(土: 十一)자가 3번 겹치는 11월 11일 11시를 농업인의 날로 정하고 첫 행사를 치른 게 1964년이었다. 이를 발판으로 정부는 1996년 11월 11일을 농업인의 날로 지정했다.

농업인의 날 발상지에 대한 원주 농업인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대한민국 농업사에 큰 획을 그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와 달리 원주시는 1964년을 농업인의 날 원년으로 보고 있다. 올해 치르는 행사는 제55회 축제이다. 농업인의 날 행사도 전국적으로 원주시가 가장 성대하다. 2010년부터는 삼토문화제로 전환하면서 소비자와 함께하는 축제를 표방하고 있다.

문제는 날씨였다. 매년 11월 11일을 전후해 3일간 삼토문화제를 개최했다. 하지만 이 때는 날씨가 쌀쌀해 관람객이 많지 않았다. 공들여 준비한 행사가 안타까울 지경이었다. 강풍에 무대가 쓰러지며 부상자가 발생한 일도 있었다. 게다가 11월 11일이 평일인 경우 직장인은 참가할 수 없었다. 주간에만 진행되기 때문이었다.

삼토문화제를 전후해 각종 농업인축제가 앞 다퉈 열리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농작물 수확시기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었다. 삼토문화제 일정을 앞당기자는 제의는 이로 인해 무르익었다. 그리고 드디어 올해 삼토 농업 대축제가 성사됐다.

경상현 원주시 농촌자원과장은 “농업인단체에서도 동의해 올해부터 삼토 농업 대축제를 열기로 했다”고 전했다. 행사는 10월 3일부터 7일까지 5일간 개최하는 것으로 잠정 논의됐다. 이 때는 야외활동하기 최적의 날씨인 데다 3일 개천절과 6·7일은 주말과 휴일이어서 관람객 유치도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삼토문화제에 ‘원주농특산물 소비자 만남의 날 행사’를 비롯해 원주쌀 토토미 소비촉진행사, 조엄밤고구마 특판행사, 치악산한우축제 등을 결합시키기로 했다. 치악산배·치악산사과·잡곡 특판행사 등 원주에서 생산되는 농특산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공연, 경연대회, 체험행사도 폭넓게 준비해 원주농업의 진면목을 소개한다는 각오다. 날씨가 적당하기 때문에 야간에도 공연 등을 통해 관람객을 불러 모을 계획이다. 올해는 각각의 행사에 배정된 예산을 사용하지만 내년부터는 행사 규모에 걸 맞는 사업비를 확보하기로 했다. 11월 11일에는 기념식과 농업인 위안행사를 연다. 경상현 과장은 “분산 개최되던 농업 축제를 통합하는 것만으로도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며 “농업인과 도시민이 함께 즐기는 축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