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문화원, '역대 강원도관찰사 인물고' 발간
조선시대 관찰사 총망라…가계·친인척도 정리

강원감영은 조선시대 강원도의 26개 부·목·군·현을 관할한 지방행정청으로, 조선 태조 4년 설치돼 고종 32년 감영이 폐지될 때까지 강원도 관찰사가 정청업무를 수행하던 곳이다. 강원감영이 있던 500여 년 동안 원주는 강원도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한 수부도시(首府都市)였다.

강원감영에 부임한 관찰사는 부·목·군·현 등 각 수령에 대한 감독과 지휘를 총괄하면서 도내의 민정, 군정, 사법 등 전권을 행사했다. 지방 최고의 행정장관이었던 셈이다. 그럼 이 같이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강원도관찰사는 어떤 사람들이었을까?

청백리의 상징 황희를 비롯해 중종 반정의 주역 박원종, 관동별곡을 지은 정철 등이 있지만 이들 몇몇을 제외하곤 역사에 특별한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알 수 없는 일이다.

원주문화원이 원주얼 특집 1호로 '강원감영 오백년(五百年)-역대 강원도관찰사 인물고'를 발간했다. 평원문화연구소 박문성 소장이 집필을 맡아 조선 500년동안 어떤 인물이 관찰사를 지냈고, 강원도를 어떻게 다스렸는지, 어떤 일을 하고 이임 후에는 어떤 삶을 살았는지 등을 이해하기 쉽도록 한 권에 수록했다.

그동안 단편적으로 강원도관찰사에 대한 저서 등이 출간되기는 했지만 500여 년 동안 관찰사를 거친 모든 인물을 서술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관찰사의 가계와 친인척들까지 체계적으로 다뤄 인물사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강원감영 오백년(五百年)-역대 강원도관찰사 인물고'에 따르면 500여 년 동안 강원도관찰사를 지낸 인물은 모두 525명이다. 관찰사로 임명받고 부임하지 않은 83명을 제외하고 2번 이상 부임한 인물은 한 번으로 보아 실제 부임해 활동한 인물만을 분류한 결과다. 그 중 강원도관찰사를 두 번 재임한 인물은 14명이며, 조선후기 문신 조종필의 경우 무려 네 번이나 제수 받아 부임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관찰사에 제수될 당시 평균연령은 52.7세였지만 정순왕후의 오빠 김귀주처럼 28세에 부임한 예외적인 경우도 있었다. 최고령 관찰사는 79세에 부임한 홍인헌이었다. 관찰사들의 평균 재임기간은 11개월 6일로 6개월 이상 1년 미만이 182명으로 가장 많았다, 최단기 관찰사는 3일을 재임한 박강, 최장기는 고종 23년에 제수된 정태호로 3년 8개월이다. 

성 씨 별로는 전주 이씨가 제수받은 43명 중 35명이 부임, 가장 많은 관찰사를 배출했다. 남양 홍씨와 광산 김씨가 15명, 대구 서씨가 12명으로 뒤를 이었다. 조부(祖父)와 부(父), 자(子)까지 삼대가 관찰사를 배출한 집안은 2곳, 부자(夫子) 관찰사를 배출한 집안도 18곳이나 됐다.

박순조 문화원장은 "강원감영은 긴 세월만큼이나 역사와 삶이 쌓여있는 문화재로 강원도로 볼 때는 강원도의 삶이, 국가로 볼 때는 조선왕조 시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사회구조 전체를 볼 수 있는 곳"이라며 "역대 강원도관찰사 인물연구에 그치지 않고 교방을 중심으로 한 연회문화 복원과 병방문화(兵房文化) 연구에도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원주문화원은 '강원감영 오백년(五百年)-역대 강원도관찰사 인물고' 1천400권 중 550부를 관찰사를 배출한 문중에 전달하는 한편, 전국 문화원과 도서관, 공공기관 등에 배포해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