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간 끈끈한 정 되살려야죠"

흥업면 대안2리 주민들이 마을공동체 복원을 위해 오는 3일 오전11시 대안2리 해삼터에서 해삼제를 연다. 삼국시대 원주는 백제 영토 마한에 귀속되어 있었다. 대안2리에는 백제사람 해삼이라는 부자가 살고 있었는데 그 집에는 항상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끝도 없이 찾아오는 손님에 해삼의 집과 마을은 유명해졌지만, 그 부인은 손님맞이로 고통스럽기만 했다. 어느 날 시주를 받기 위해 해삼의 집을 찾은 고승은 부인에게서 이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고승은 "집 앞 고갯길을 끊어 버리면 손님도 자연스레 끊어질 것"이라고 비법을 말해줬다.

해삼 부인이 조언대로 고갯길을 끊자 손님 왕래는 자연스레 줄어들었다. 하지만 가문도 쇠락해져 결국 멸문지화를 당하고 만다. 대안2리 해삼터 주민들은 마을 전설을 교훈 삼아 가진 것을 나누고 손님을 귀하게 여기는 마을공동체 복원을 시도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품앗이가 활발했는데 지금은 기계화 영농과 고령화로 공동체 활동이 뜸해졌다. 해삼터 마을에 유입된 외지인들도 기존 주민과 잘 어울리지 못하면서 이웃 간 왕래가 서먹해졌다. 이웃 관계가 시들해지자 마을도 활력을 잃고 결국 대동계마저 사라졌다.

그러다 6년 전 마을상수도가 도입되면서 마을상수도회가 조직되었다. 뜻있는 주민들이 마을상수도회를 해삼터 마을회로 전환해 마을공동체 복원에 힘쓰고 있다. 해삼터 마을회 이규범 총무는 "우리마을 전설처럼 점점 쇠락해져가는 마을을 이웃 간 끈끈한 정으로 복원하고자 한다"며 "해삼제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주민들이 매년 지내는 제사"라고 말했다.

해삼제는 대안2리 해삼터 마을 주민 50여명이 참석해 마을공동체 복원 사업의 경과를 되새겨보고 제사를 함께 지내는 의식이다. 오후에 열리는 음복 행사 후 마을주민 전체가 참여하는 소원지 쓰기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해삼제는 2015년 처음 열렸으며 올해에는 강원도 주민모임활성화사업에 선정돼 보조금을 지원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