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4년 석조전 건물로 준공된 육민관고 창육관.

문화재청 지정 검토회의 통과…한 달 예고 뒤 등록

육민관고 창육관과 모리스 선교사 사택, 제1야전군사령부 초대 청사가 등록문화재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지난달 27일 문화재 지정 검토회의를 열고 원주시가 신청한 3개 근대 건축물을 등록문화재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앞으로 한 달간의 지정 예고기간을 거쳐 다시 지정 심의회의를 통과해야 하는 과정이 남아 있지만 형식적인 절차로 사실상 등록문화재 지정이 확정적이라는 것이 원주시의 설명이다. 

|문화재청이 지정을 확정하면 원주에 있는 등록문화재는 모두 8곳으로 늘어난다. 원주에는 지난 2004년 지정된 원주역 급수탑과 원동성당, 천주교 대안리 공소에 이어 2005년 옛 조선식산은행 원주지점(제일은행)과 반곡역사가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육민관고 창육관은 1949년 강원도 최초의 사립학교로 개교한 학교법인 육민관의 본관으로 건립됐다. 1953년 건립을 시작해 1954년 11월 13일 290평의 석조전 건물로 준공됐다. 사용된 건축 부재와 1군사령부의 지원 등 한국전쟁 직후 어려운 경제 상황이 반영된 건물로 건축 당시 설계도와 계약서 등 각종 서류와 학생·교직원들이 공사에 참여한 사진, 준공식 모습 등이 남아 있어 근대 사립학교 건립 과정을 알 수 있는 역사적인 건물이다.

노후에 따른 안전문제가 지적되면서 한 때 리모델링이 추진됐지만 원주시의 등록문화재 추진 의지에 공감한 학교측의 결단으로 6.25전쟁 직후 건축된 원형을 보존할 수 있었다.

▲ 1918년 건립된 모리스 선교사 사택. 원주의과대학 내에 있다.

원주의과대학 내에 위치한 모리스 선교사 사택은 1918년 건립된 건축물이다. 의료선교단의 일원으로 내한한 모리스 선교사가 사택으로 사용했지만 이후 원주읍 교회(현 제일감리교회) 성경 공부방, 신도 숙소, 유치원 등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기록에 따르면 비슷한 시기인 1913년 현 원주세브란스 기독병원의 모태가 된 서미감병원과 앤더슨 선교사 사택, 1916년 원주읍교회와 해외여성선교회 지부 건물 등이 건축됐지만 도시 확장으로 모두 멸실되고 현재는 모리스 선교사 사택만 남아있다. 당시 선교사들의 편지와 사진, 지적도, 공사 당시 사진 등이 남아있어 한국 개신교 전래와 의료선교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건축물이다.

특히 이전까지는 1930년대 건축물로 알려졌지만 등록문화재 신청을 추진하면서 사전조사 과정에서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안성구 교수의 노력으로 1918년 건립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 현존하는 국내 최초의 야전군 사령부 청사인 제1야전군사령부 청사.

제1야전군사령부 초대 청사는 현존하는 국내 최초의 야전군 사령부 청사로서 역사성을 가지고 있는 건물이다. 초대 제1야전군 사령관을 역임한 백선엽 장군의 주도로 1954년 건립됐다. 건물의 각 실별 용도를 통해 한국군 창군 초기 야전군 운용체계를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2003년 제1야전군 사령부 본관 건물을 신축 이전하면서 2011년부터는 역사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국방계획에 따라 2018년 제1야전군이 폐지 통합되면 철거 될 우려가 제기되면서 등록문화재 지정이 추진됐다.

박종수 원주시 문화재담당은 "등록문화재는 다른 문화재와는 달리 규제가 적어 각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등록문화재가 8곳으로 늘어나면서 소유자나 소유단체도 자긍심을 가질 수 있겠지만 원주의 역사가 더욱 풍부해졌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등록문화재로 지정되면 문화재 상태 조사에 따른 수리비용을 국고에서 지원받을 수 있으며, 지방세 감면 등 혜택이 주어진다. 등록문화재는 개화기를 기점으로 해방전후까지 기간에 축조된 건조물을 대상으로, 전통과 현대를 잇는 가교적 역할을 하는 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해 문화재청이 2001년부터 지정 관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