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이수자 '원주어리랑' 알리기 앞장

▲ 남강연 소래국악예술원장

소래국악예술원 남강연(50) 원장은 우리의 전통소리를 익히고 보급하는 일에 혼신의 열정을 쏟고 있다. 민요 보급과 활성화는 물론, 후진을 양성하면서 자기계발에도 누구보다 열심이다. 사장될 위기에 처했던 '원주어리랑'을 우리가 지금까지 들을 수 있는 것도 원주의 소리를 묵묵히 지켜온 그녀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남보다 늦은 나이에 국악에 입문했지만 1997년 강원국악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고 99년 전국민요경창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 2000년 전국국악경연대회 은상, 2001년 춘향국악대전 대상(문광부장관상)을 수상하며 원주와 강원도를 대표하는 국악인으로 자리 잡았다.

지금은 후배들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지만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동네 경로잔치는 물론 초등학교 학예발표회까지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 우리의 소리 알리기에 앞장선 진정한 '예인(藝人)'이기도 하다. 원주문화원 문화교실에 민요강좌를 개설하고 현 원주어리랑보존회의 전신 원주소리연구회가 만들어진 것도 실질적인 전승과 보급에 앞장서 온 그녀의 존재가 밑바탕이 됐다.

봉평이 고향인 남 원장이 원주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91년 원주로 시집을 오면서부터. 시댁 어른들의 허락을 구해 늘 해보고 싶었던 국악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다. 마을 애경사마다 소릿꾼 역할을 담당한 친정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재능에 본인의 노력이 더해져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실력은 주위에 소문으로 퍼졌다.

97년 인근 중학교로부터 특기적성교육 지도를 맡아 달라는 제의를 받고는 "학생들을 준비없이 함부로 가르쳐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경기명창 이호연 선생과 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예능 보유자 이은주 선생을 찾아가 더 깊은 국악세계에 빠지게 된다. 그 결과 현재 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이수자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국악 대중화는 국악인 능력 발휘할 수 있는 자리 마련이 우선…
 국악인 어려움 없이 생활할 수 있는 토대 만들고 싶어"

국악에 입문한 후 남 원장이 가장 열정을 쏟고 있는 일은 원주어리랑을 비롯한 토속민요의 전승과 보급이다. 2005년부터 매년 영서소리한마당을 개최, 원주의 소리를 알리는 데 주력했으며, 2013년부터는 '아리랑 페스티벌 너머너머'로 변경해 도내 아리랑 화합의 축제로 확대해 개최하고 있다.

각종 수상실적은 또 하나의 훈장이다. 소래국악예술원 단원들이 중심이 된 원주어리랑보존회원들을 이끌고 2011년과 2012년 강원동구리전통민요경창대회에서 2년 연속 우수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2013년 강원도 설악향토소리경창대회 대상, 2013년과 2014년 전국아리랑경연대회 2년 연속 장려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며 원주어리랑을 비롯한 원주 토속민요의 우수성과 가치를 입증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2015년에는 원주문화원 오리골농요로 참가한 강원민속예술제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며, 오는 23일 경남 김해에서 열리는 제58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 당당히 강원도 대표로 참가한다. 지난해 전국지역아리랑대회에서는 명창부 금·은·동상을 모두 휩쓸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남 원장의 꿈은 경기지역 토속민요인 경기민요가 지금은 통속민요가 된 것처럼 원주어리랑이 그 가치를 인정받아 전국 각지에서 불리는 날이다. "국악이 대중화되고 활성화 되려면 국악인들이 공부를 마치고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밝힌 남 원장은 "국악인들이 전승과 보급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어려움 없이 생활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접할 수 있는 전통음악과 관련된 콘텐츠와 기획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힌 남 원장은 "앞으로도 원주어리랑, 갈 꺾기 노래, 지경다지기 등 잊혀지고 사라져가는 지역의 소리를 지키는 일에 매진할 생각"이라고 했다. 잊혀지고 사라져 가는 우리지역 전통 가락을 지키는 일이야말로 국악을 하고 있는 자신의 소임이라고 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