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과 19일 한지테마파크에선 원주의 생활음악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아름다운 하모니로 원주의 여름밤을 풍성하게 물들였다. 원주의 다양한 합창단과 오케스트라, 관악단원 등 900여명이 모여 공연하게 된 배경은 지난여름 개최한 '자립합창페스티벌'이 시민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원주 음악인들을 위한 축제나 발표의 장이 부족한 현시점에 음악인들을 위한 대형 프로젝트는 모두에게 반가운 행사였음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물론 프로젝트의 핵심은 공연보단 각 팀들의 네트워크 구축과 협업에 있었다. 판부문화의집이 앞장서서 행사를 주도해나가기보단 단체의 대표와 지휘자와 함께 필요한 요소를 토론하고 결정지어가는 과정이 이번 행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 이유다.
 

 문화예술은 사회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다양하게 진화되어왔다. 문화자본으로서의 예술은 시민과 지역공동체의 문화자생력, 다양성과 공공성을 강화한 연대를 형성하여 사회 자본으로 변모하고 있지만 아직 많은 시민의 문화예술은 수혜성 관람에만 멈춰있는 현실에서 현재 판부문화의집은 문화의집을 거점으로 둔 청년 문화기획 '딴'과 시민주도 문화정책의 형성을 목표로 다양한 생활문화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14명으로 이루어진 문화기획 '딴'은 예술가, 지역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은 시민, 문화기획자 등 다양한 분야의 청년들로 이루어져 지역 생활문화 진흥을 위해 매력적인 문화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특별한 문화프로그램을 만들기 보다는 일상에 녹아있는 문화적 요소를 발굴하여 일상 안에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왔다.
 

 지난 2일에 이어 오는 17일 민속풍물시장에서 펼쳐질 '문력거프로젝트' 역시 판부문화의집, 원주생활문화예술인, 문화기획 '딴', 시장상인으로 이루어진 4자 협의체가 교류하면서 기획과 재능기부, 봉사 나눔, 전시 등으로 운영하는 사업이다. 판부문화의집이 생활문화 허브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생활문화예술인들은 봉사를 통한 성취감을, 시장상인들은 문화적인 만족과 시장 활성화를, 문화기획 '딴'은 소통을 통한 성취감과 경험을 통한 역량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또 다른 프로그램으론 '문워크 프로젝트'가 있다. 문화기획 '딴'과 문화예술 공연에 관심 있는 누구나가 모여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크고 작은 공연을 함께 관람한 후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리뷰를 작성하는 모임을 진행 중이다. 문화 소비자의 권익을 증진하고 소비생활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문화소비자모임'을 만들어 함께 향유하고자 모인 이들에게는 단체할인으로 보다 저렴하게 공연을 관람 할 수 있도록 하고 공연 주최 측에게는 모객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계속 쌓여질 리뷰는 많은 시민이 볼 수 있도록 해 공연의 질적 향상을 유도하고 시민 관람객에게 한 발 다가설 수 있는 기획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간단한 리뷰나 전문적인 지식이 바탕이 된 의견도 좋고 개선점을 지적하거나 칭찬이 될 수도 있겠지만 계속 쌓여진 시민들의 담론은 원주문화예술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판부문화의집 문화기획 '딴' 외에도 (재)원주문화재단, 중앙시장, 문화의 거리 등 지역 곳곳에서 활동하는 지역 청년들의 모임이 원주의 생활문화와 문화예술을 더욱 찬란히 빛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생각을 모으고 기획한다. 문화를 매개로한 다양한 정책이 큰 빛을 발하지 못하는 이 시대에 지역이 필요로 하는 문화, 생활 속 시민이 즐길 수 있는 문화를 위해 그리고 지역에서의 청년들의 위치를 고민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더욱 귀하게 여겨진다.

노만의 판부문화의집 사무국장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