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의료고 학생들은 1학년 1학기와 3학년 2학기를 제외한 2년간 봉사활동을 한다. 사진은 지난 2일 성문노인요양원을 찾은 원주의료고 학생들.

　원주의료고등학교(교장: 이학노) 학생들이 3년째 꾸준한 봉사활동을 이어오며 참된 봉사의 의미를 배워가고 있다.
 

　지난 2일 성문노인요양원에는 의료고 학생 30여명이 방문해 봉사활동을 했다. 한 달 만에 어르신들을 만난 학생들은 안부를 물으며 친손주처럼 살갑게 대했다. 학생들은 도착하자마자 시설 청소와 정리정돈을 끝내고 어르신들에게 마사지를 해드리며 담소를 나눴다.
 

　1학년 때 봉사활동 후 2년 만에 다시 이곳을 찾게 된 이정민(의료고 3) 양은 "오랜만에 어르신들을 뵈니 친할머니를 만난 듯 매우 반갑다"며 "어릴 적부터 친할머니와 가깝게 지내 이곳에서 봉사하면서도 어르신들과 정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학교에 입학하면서 처음 말벗봉사를 하게 됐다는 유혜린(의료고 3)양은 "처음에는 어르신과 대화하는 일이 많이 어색해 청소나 잡일만 찾아서 하곤 했지만 지금은 조금 편해졌다"며 "어르신을 정성껏 보살피는 복지사들을 보면서 작은 봉사활동이라도 열심히 해야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각 기관의 의료고 학생들에 대한 평가도 매우 긍정적이다. 성문노인전문요양원의 김은영 복지사는 "방문할 때마다 궂은 일을 도맡아 해주는 학생들 덕분에 일손이 부족한 요양원에서 큰 힘이 된다"며 "처음엔 어르신들을 대하기 어려워했던 학생들이 먼저 다가가 마음을 열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 고맙고 기특하다"고 칭찬했다.
 

　원주의료고는 지난 2015년부터 창의적 체험활동 중 봉사활동으로 관내 요양원을 방문하고 있다. 교내활동에서 벗어나 학생들에게 진정한 봉사의 의미를 가르치고자 기획했다.
 

　학생들은 1학년 1학기와 3학년 2학기를 제외한 2년간 1년에 6번씩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봉사활동을 나간다. 200여명의 학생이 10명 남짓씩 팀을 이뤄 17개 기관으로 흩어져 3시간씩 활동하고 있다.
 

　1학년 학생은 한 학기 동안 봉사에 대한 사전교육을 받는다. 치매증상이나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기본적인 자세를 사례별로 공부하며, 기관 복지사를 초청해 시설 상황에 대해 강의를 듣는다. 또한, 어르신들을 위한 발마사지나 지압 방법 등도 배우며 노래, 춤 등 장기자랑도 준비한다.
 

　이범준 교무부장은 "봉사예절을 교육받지 못한 학생들이 종종 기관에서 예의 없는 행동을 하는 사례가 있는데 그런 일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1학년 때부터 사전교육을 철저하게 시킨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기관에 방문해 대부분 말벗봉사로 시간을 보낸다. 정이 그리운 노인들을 위해 가벼운 마사지를 하면서 말동무가 되어드리며 크리스마스나 특별한 날에는 학생들이 직접 준비한 장기자랑으로 공연을 열기도 한다. 모든 활동은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준비해 이뤄진다.
 

　처음에는 봉사활동을 어색해하던 학생들도 어르신들과의 지속적인 만남에 정이 들어 헤어짐을 아쉬워한다. 졸업한 뒤에도 친구나 가족끼리 기관을 찾아 봉사활동을 이어가는 학생도 있다.
 

　이 교무부장은 "봉사활동을 통해 내면의 성숙함을 배우는 등 중요한 경험을 하고 있다"며 "졸업 후 바로 사회생활을 경험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인성교육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박수희 기자

박수희 기자  nmpry@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