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원거리 통학여건 개선·학교폭력 감소 기대
반대, 학교 전통 역사 희석·남학생 성적경쟁 불리

단성중학교의 남녀공학 전환을 놓고 학부모 및 교육 관계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원주교육지원청은 지난 24일 대회의실에서 초·중학교 학부모 및 교직원 등을 대상으로 단성중학교 남녀공학 전환 추진 설명회를 개최했다.

현재 원주에는 대성중, 북원여중, 상지여중, 원주중, 원주여중, 진광중, 학성중 등 7개 단성중학교가 있다. 이들 중 사립 중·고 병설학교인 대성중, 상지여중, 진광중을 제외한 4곳이 남녀공학 전환을 추진하는 대상학교이다. 중·고등학교와 운동장을 함께 사용하는 사립병설학교의 경우, 고등학교와의 운동장 사용 여부나 학교법인 재산 처리 등을 고려해 추후 고등학교 남녀공학 전환 시 같이 진행하도록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남녀공학 전환은 도시 외곽지역 개발에 따른 쏠림 현상으로 학생배치의 어려움이 증가하고, 학교설립 및 통학여건 개선 요구에도 불구하고 교육부 심사 강화로 학교 신설의 어려움이 제기되면서 학교 선택의 폭을 넓히고자 추진되고 있다.

원주교육지원청은 남녀공학 전환에 따라 원거리 통학 학생들의 여건 개선, 성차별 인식에서 벗어난 양성평등 의식 제고, 다양성에 기반한 인성 교육 및 학교폭력 감소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원주교육지원청은 지난 3월 21일부터 27일까지 남녀공학 전환에 따른 1차 의견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는 초등학교 49개교 5·6학년 학생 및 학부모와 단성중학교 7개교 1학년 학생 및 학부모, 교직원, 학교운영위원 1만3천894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그 결과 50.9%인 7천14명이 남녀공학 전환에 찬성했다.

그러나 설명회에서는 남녀공학에 대해 우려하는 학부모의 목소리가 컸다. 한 때 몇몇 참석자가 반대의사를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냉랭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원주중학교 동문회원은 "남녀공학 전환 시 여학생을 대상으로 성범죄 발생 우려가 높아지며 남학생은 성적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에 놓이게 된다"며 "60~70년을 자랑하는 학교의 오랜 역사와 전통도 사라지는 안타까운 일도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대성중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는 "현재 중학교를 다니고 있는 2·3학년을 제외하고 1학년과 초등학교 학생 및 학부모 의견만으로 남녀공학 전환을 결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2차 설문조사 시 중학교 2·3학년 학생 및 학부모도 참여할 수 있도록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초등학교 고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는 "2019년 1학년부터 남녀공학이 시작되면 2·3학년과의 생활지도가 어떻게 진행될지 걱정"이라며 "원주교육지원청에서 구체적인 지도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원주교육지원청 김종상 총무계장은 "도내에 남녀공학으로 전환한 학교들을 벤치마킹해 갈등을 최소화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성 범죄의 경우 CCTV나 호출벨 등 범죄예방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학교보수에 신경 쓸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2차 설문조사 참여대상 확대에 대해서도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하지만 설명회 내내 부정적 의견만 거론되자 한 학부모는 "다양한 의견을 물어보고 질문하는 자리였으나 반대의견으로만 몰고 가는 분위기 때문에 긍정적인 효과 등에 대해서는 질문하기 힘들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편, 내달 초 2차 설문조사를 통해 학교별로 응답자 70% 이상 찬성하는 학교는 남녀공학 전환을 실시하게 된다. 전환 확정 시 올해 말까지 검토 및 예산을 확보하며, 2018년에는 화장실, 탈의실 등 학교 교육환경 개선 및 교명변경, 조례 개정 등을 진행한다. 전환 학교에는 감성화 디자인 및 폭력예방 디자인사업 우선 선정 혜택과 사업비, 인센티브 등 다양한 혜택을 지원할 계획이다.

 

박수희 기자  nmpry@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