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 거주하는 A 씨는 갑작스러운 유산으로 몸조리를 하느라 26개월 된 딸아이를 혼자 돌보기 힘들었다. 할 수 없이 원주에 있는 친정에 맡겼지만 부모님도 직장생활 때문에 손녀를 봐주기 어렵긴 마찬가지. 난감해하던 외할아버지에게 지인은 단기간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시간제보육 서비스에 대해 알려줬고, 외할아버지는 지정기관 어린이집에 도움을 요청했다. 갑작스럽게 엄마와 떨어져 힘들어하던 손녀는 보육교사의 돌봄 아래 안정을 찾아갔고 A 씨가 회복되기까지 보름 간 어린이집에서 시간을 보냈다. 외할아버지는 시간제보육 덕분에 회사에 갑작스럽게 결근해야 할 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다.

# 출산 후 1년이 넘는 고된 육아에 지친 B 씨는 자기만의 시간이 간절했지만 갓 돌을 넘긴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스트레스가 쌓여 갔다. 우연한 기회로 시간제보육 서비스에 대해 알게 된 그녀는 몇 달 전부터 이 곳에 아이를 맡기고 일주일에 세 번 두 시간씩 피아노 학원을 다닌다. 원하는 날짜에 필요한 시간만큼 아이를 맡길 수 있어 가끔 친구들을 만나기도 하는 등 나만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가질 수 있게 됐다. 출산 후 잃어버린 취미를 다시 찾게 된 그녀는 육아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일상의 활력을 되찾고 있다.

가정에서 직접 양육을 도맡아 하는 일명 '독박 육아맘'들에겐 미용실이나 목욕탕 가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힘들다. 병원 진료나 은행업무 등 불가피한 외출시에도 아이를 봐 줄 사람이 없어 친정 또는 시댁에 맡기고 급히 다녀오는데 가족들과 떨어져 사는 육아맘들에겐 이마저도 어렵다.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육아맘들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시간제보육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시간제보육이란 가정양육을 하는 부모들이 외출 시 지정기관에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서비스로 이용한 시간만큼 보육료를 지급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6개월부터 36개월 미만의 영아가 이용 대상으로 오전9시부터 오후6시 중 원하는 시간만큼 아이를 맡길 수 있다. 한 달 간 맞벌이 부모는 월 80시간, 일반은 월 40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으며, 시간당 보육료는 4천원이다.

하지만 국가 지원으로 맞벌이형의 경우 시간당 1천원, 일반형은 시간당 2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육아지원수당은 그대로 수령할 수 있어 육아맘들에게 매우 유용한 서비스로 이용되고 있다.

원주에서는 자연과아이들(원장: 서후남) 어린이집이 2015년 7월부터 지정기관으로 선정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간제보육 전담교사는 짧은 시간 아이와 교감할 수 있는 경력이 많은 교사로 배치해 아이들의 적응을 돕고 있으며 전담반을 꾸려 체험위주의 프로그램을 별도로 운영한다.

시간당 최대 3명까지 맡을 수 있는 시간제보육은 이미 수도권에서는 이용자가 많아 서비스를 예약하기 어려울 정도지만 원주에서는 아직까지 이용률이 저조한 편이다. 어린이집 입학을 앞둔 1, 2월을 제외하면 한 달 평균 6~7명이 이용하는 수준이다.

서후남 원장은 "급한 용무 외 여가생활을 즐기거나 취업준비, 잠깐의 휴식이 필요할 때도 이 서비스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며 "원주에서는 아직 이 서비스가 널리 알려지지 못해 안타깝다"고 전했다.

서 원장은 "나만의 시간이 필요한 엄마들이 아이를 편하게 맡길 수 있는 친정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시간제보육"라며 "해당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들은 언제든지 방문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시간제보육 서비스는 아이사랑보육포털사이트 또는 전화(1661-9361)로 예약 후 이용할 수 있다. ▷문의: 763-0586(자연과아이들)
 

박수희 기자  nmpry@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