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중심제 국가에서 풀뿌리 민주주의 지방자치제는 어떻게 가는 것이 바람직할까? 지방이 잘 살 수 있도록 지방자치를 정상화하는 것이 답이다. 풀뿌리 민주주의 지방자치는 현재 얼마나 비정상적인가? 국가와 지방의 관계에서 2할 자치라는 말은 국가사무와 지방사무 비중, 국세와 지방세 비중이 지방 2할에 불과할 정도로 무늬만 지방자치라고 할 만큼 비정상이다. 더 큰 문제는 국가사무를 대부분 위임사

 무로 지방자치단체가 집행하면서 자치단체장의 권한은 너무 크다.
반면에 지방자치제의 상징성을 갖고 있는 지방의회의 기능은 상대적으로 너무 약하다. 지방자치사무의 태생 자체가 국가에 의해 만들어지면서 고유사무인 지방사무의 비중은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방고유사무 중심으로 지방의회가 견제와 감시하도록 되어 있어 지방의회의 기능이 미약한 형태로 고착되었다.
 

 민주주의가 정착될 기회를 우리는 여러 번 놓쳤다. 4.19혁명 이후 5.16 군사쿠데타로 민주주의 정착과 지방자치 실시는 무기한 연기되었다. 현재 우리는 5.16에서 규정했던 지방자치의 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1961년 5월 21일 국가재건최고회의 포고 3호로 읍·면은 군수의, 시는 도지사의, 서울특별시와 도는 내무부장관의 승인을 얻어 집행하도록 제한했었다.

 군자치제로 전환한 내용이 1991년 기초의원과 광역의원 선거가 이루어질 때 까지 고착화되었기 때문이다. 중앙과 지방자치단체의 관계는 30년간 고착되면서 지방의 중앙의존도는 크게 개선되지 않은 채 비정상적 운영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광장에서 이루어진 촛불이 꺼지지 않고 민주주의가 정착되려면 지방자치의 정상화가 필요하다.
 

 지방자치가 부활한 후 21년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중앙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하는 분권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었다. 그렇지만 당선되면 정치권력의 중심에 있는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에게 지방분권의제는 늘 후순위였다. 현행 헌법 117조와 118조에 미약하게 규정되어 있는 것이 지방자치 비정상화의 근본원인이다. 그렇지만 정권이 지방분권 의지를 갖고 있다면 지방자치법 개정이나 법제도 정비를 통해서도 보다 진전된 지방분권 보완과 자치제도의 정상화는 어느 정도 가능할 것이다. 5월 9일 결정될 새정권은 지방분권에 대한 논의와 실천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집권은 효율적이고 분권은 비효율적이라는 논리에서 집권이 비효율적이고 분권이 효율적이라는 시각으로 바꾸어 지방화가 개방화, 세계화의 대안이라는 시각이 대두되었다. 즉 과학의 변화와 발전에 따라 "부분과 부분의 집합이 전체"라는 인식이 "부분이 곧 전체"라는 인식으로 변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한마디로 지방은 중앙에 예속되어 있는 실체가 아니라 어엿한 독립개체인 것이다. 지방자치발전이 곧 지역경쟁력의 강화로 연결될 수 있고 이것이 국가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를 위해 지방분권형 헌법 개정은 꼭 필요하다.
 

 지방분권형 헌법 개정은 현행 헌법상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꼭 필요하다. 현재의 대통령 중심의 중앙집권 정책은 지역 현장중심의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방분권형 헌법 개정을 통해 자치권이 기본권임을 명시하고 헌법전문과 헌법1조에 대한민국은 지방분권국가이고, 자치권이 국민기본권임을 명시하여야 한다. 현행 헌법의 제8장 117조와 118조의 2개조문에 불과한 장식적 성격을 벗어날 수 있도록 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과도한 입법권제약(조례는 법령의 범위내에서) 해소, 법률로 유보한 자치단체 종류의 확장, 조세법률주의로 제한하고 있는 지방재정의 보장 미비를 개선하여야 한다. 그 개선방안으로 입법권제약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현행 조례는 법령의 범위내에서를 광역자치의회는 법률제정권을 부여하고 기초자치의회를 법률적 효력을 갖는 조례제정권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헌법기관화가 필요하다. 기초와 광역 지방자치단체를 헌법기구로 규정하여 지방의 지위를 명확하게 하여야 한다.

김주원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