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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주인은 누구입니까?

원주투데이l승인2017.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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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원주투데이신문에는 고향을 등지고 떠나야 하는 2개 마을 주민들의 사연이 실렸습니다. 군부대가 옮겨가는 호저면 상만종 마을과 원주천댐이 건설돼 수몰이 예정돼 있는 판부면 신촌리 주민들 얘기였습니다.
상만종과 신촌리에 사는 주민들은 고향을 떠나야 하는 안타까움과 정들었던 이웃들과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슬퍼하고 있었습니다. 자의에 의해서 고향을 떠나는 게 아니라 타의에 의해 강제로 떠나야 하기에 그분들의 슬픔은 더욱 절절한 것 같습니다.
 

 요즘 시골에서는 아이 울음소리 듣는 게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습니다. 환갑 정도의 어르신이 청년 소리를 듣는 판이니 고령화가 심각합니다. 특히 대부분 시골 노인들은 평생을 고향에서 흙을 일구며 살아오신 분들입니다. 앞뜰에 심은 살구나무며, 저녁밥을 짓느라 아슴프레 연기가 피어오르는 굴뚝까지 그분들에게는 뼛속 깊이 사무친 소중한 기억들일 겁니다. 그러니 떠나라는 게 속상하고 낯선 세상을 마주해야 하는 현실에 걱정이 앞서는 건 당연합니다.
 

 그나마 본인 소유의 논이나 밭이 있는 분들은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보상금이 나오면 다른 지역의 땅을 구입해 농사를 짓거나 보상금으로 편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상만종 마을의 한 어르신은 그동안 남의 땅을 일구며 살아오셨다고 합니다. 그러니 보상금이 많을 리 없겠지요. 그 어르신은 요즘 잠을 이루지 못한다며 하소연을 하십니다. 원주에서는 집값이 너무 올라 보상금으로 전셋집조차 구하기가 어려울 것 같답니다. 그 어르신은 그곳으로 군부대가 이전하지 않았다면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 못해도 사시는 데는 불편함 없이 지내셨을 겁니다. 여태까지 그래왔기 때문입니다.
 

 기업도시가 들어선 지정면에 살던 한 노인은 보상금으로 평창에 땅을 구입해 이사했습니다. 시골 한적한 곳에 땅을 사고 집도 지었는데, 허무하기 이를 데 없다고 합니다. 평생 정을 나눠온 친구며 이웃들을 떠나왔기 때문이랍니다. 그래서 민속풍물시장에서 5일장이 열리는 날에 맞춰 원주로 와 친구들을 만나 회포를 풉니다. 혁신도시에 살다 이주한 어르신들도 사정은 마찬가지겠지요.
 

 요즘 시중에는 온통 개발 얘기가 판을 칩니다. 최근 수년간 줄곧 그래왔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땅값이 싼 시골을 개발해 도시화 내지는 관광자원화 하는 사업이 대부분입니다. 도농 간 균형발전이란 명목 하에 시골을 도시화 하는 게 개발이라면 반대합니다. 이 땅의 주인은 누구입니까? 나무며 들꽃, 고라니, 멧돼지, 토끼 등도 권리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의 대를 이을 후세들도 분명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후세들에게 흙이 아닌 콘크리트를 물려주는 게 개발이라면 개발하지 않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개발이 능사는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위정자들이 진지하게 고민하길 바랍니다. 표를 위해 암울한 미래를 만드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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