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서 없인 수출 못하지만 전문 인력 전무

의료기기 소프트웨어(SW) 전문인력 양성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기관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유럽 등에서는 의료기기 인허가 과정에 SW 시험평가 자료 제출을 의무화하고 있다.

의료기기에 SW 탑재 비중이 높아지면서 안정성이 이슈로 대두됐기 때문. 수출 의료기기에 포함된 SW 성능이 국제 시험평가 기준에 못미치는 원주 의료기기는 이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발표한 2015년 의료기기 수출 비중은 미국이 4억8천달러로 가장 높고, 중국 3억3천달러, 독일 2억3천달러, 일본 1억9천달러 순이었다. 특히 전년대비 미국은 18.2%, 독일은 14.3% 상승해 주요국 수출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을 시초로 의료기기 SW 시험평가 자료 제출이 의무화 추세에 있어 수출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8월부터 국제표준규격 기반의 SW 평가 기준을 강화했다. 메이저, 모더레이트, 마이너 등 세 등급으로 나눠 각 요구사항에 대한 시험평가 자료를 제출해야 의료기기를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유럽연합도 내년부터 의료기기 SW 시험평가 규격을 의무화한다. 유럽국가 수출 의무사항인 CE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SW 시험평가 규격을 충족시켜야 한다. 안전 등급을 A, B, C 등으로 분류해 허가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원주의료기기 업계의 대응이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하드웨어(HW) 중심의 의료기기 산업구조가 고착화 돼 SW 전문가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원주의료기기 산업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영세업체에서 강화된 SW 평가 기준을 맞추기도 벅차 보인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 관계자는 "국내 의료기기 기업은 SW 밸리데이션(시험평가) 개념이 거의 없다"며 "기업은 물론 정부도 SW 국제 규격에 제대로 대응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뿐만 아니라 내수시장도 오는 12월 31일부터 전자의료기기 기준 규격에 따라 SW 시험평가를 국제 수준에 맞출 예정이다.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기 SW 시험평가 교육은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재)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 의료기기협동조합 등에서 부분적으로 실시한다"면서도 "체계적이고 연속적인 교육 프로그램은 없는 실정이라 정부차원에서 중소기업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