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정농단사태로 인해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분노와 걱정, 그리고 불안 속에 살고 있습니다. 정치권 일부와 소수 대기업들이 국민의 세금을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 착복하는 어이없는 현실을 보고 있노라면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이 난국을 현명하게 타개해 나갈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향후 이에 대한 대비를 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을 예리하게 분석한 제러미 리프킨은 '한계비용제로사회'라는 책에서 향후 자본주의경제에서 협력적공유경제로 이동해 갈 것을 예측하면서 시민들이 공유와 협력을 통해 보다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가야한다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향을 볼 때 올해의 소비자운동은 위와 같은 시대적 흐름에 맞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지금까지는 소품종 대량생산시대였다면, 향후에는 다품종 소량생산시대가 될 것인바, 이에 맞추어 소비자운동도 변모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소비자단체나 소비자들이 생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소비자들의 욕구와 필요를 생산에 반영하는 적극적 소비자운동이 필요합니다. 물론 아직도 대기업들이 대량생산한 물품들에 대한 사후적이고 비판적인 점검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고,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서는 더욱 더 적극적인 소비자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소비자 한 사람의 힘은 약합니다. 소비자는 왕이 아니라 봉으로 여겨지는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으로 문제가 된 '옥시'라는 회사는 아직도 반성하지 않고 있습니다. 원주소비자시민모임과 전국의 소비자단체들이 '옥시제품 불매운동'을 추진하여 대형마트를 비롯한 유통매장에서 옥시제품을 퇴출시켰지만 아직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옥시의 전 대표들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아 국민들은 크게 실망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1월 20일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눈물겨운 싸움이 어느 정도 결실을 맺었지만, 이로써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작년 한해는 특히 제품의 안전과 관련해서 여러 문제가 있었습니다. 치약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검출되어 리콜조치가 발생하였고, 다국적기업 이케아에서 생산된 서랍장이 어린이사망 사고를 유발하자 미국 등의 해외에서는 즉시 리콜을 했지만 한국에서는 즉시 리콜을 하지 않고 추후에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하였는바 이는 우리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이며 자동차 배출가스조작 사건 후 1년이 지나서야 리콜 수용의사를 밝힌 폭스바겐 또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정수기 시장 1위 업체가 자사의 얼음정수기에서 중금속이 검출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1년간 이 사실을 숨긴 것으로 밝혀져 파장이 일었습니다.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얼음을 만드는 부품에서 박리현상이 일어나 금속가루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파악했으나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공지하지 않고 문제를 처리하려 한 것은 기업의 윤리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처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업들의 비도덕적이고 사회적인 무책임의 최대 피해자는 바로 소비자들입니다.
 

 올 한해를 시작하면서 마음이 여간 무겁지 않습니다. 작년에 있었던 여러 소비자문제에 대해 고민을 거듭하였고 새해를 맞이하여 원주라는 지역에서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전국의 소비자단체들이 소비자들의, 소비자에 의한, 소비자를 위한 소비자 중심의 정책 마련이 필요하고 그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하면서 한해를 시작했는데 과연 그 목소리가 과연 얼마만큼 실현될지 소비자 중심의 정책은 아직도 멀기만 합니다. 원주소비자시민모임 뿐 아니라 전국 10개 지부로 구성된 소비자시민모임은 정부에 강력히 촉구합니다.

 소비자를 기만하는 기업에게는 엄한 처벌을 내리고 사전에 이러한 문제가 발생되지 않게 정부의 철저한 사전 심의제도나 검증조사 등을 요구합니다. 이에 소비자시민모임은 더욱 더 소비자의 편에 서서 활동할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김수경 원주소비자시민모임 대표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