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시도가 도를 넘고 있다. 작년 말 탄핵정국의 혼란을 틈타 개정한 조세특례제한법(이하 조특법)이 대표적이다. 개정된 내용은 해외에서 국내로 복귀하는 '유턴기업'에 대한 세액감면 혜택을 수도권까지 확대하는 것이 골자이다. 개정 전에는 유턴기업 세액감면 혜택에서 수도권은 제외됐다.

 그러나 법 개정으로 수도권 과밀억제권역만 제외함에 따라 수도권 성장관리권역과 자연보전권역으로 입주하는 유턴기업은 세액을 감면받는다. 당연히 비수도권인 지방의 기업유치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지난달 강원도의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조특법의 즉각 철회를 강력 요구했다.

 국가균형발전 역행은 물론 서민경제 회생을 위해 발버둥치는 지방을 또 한 번 죽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서울, 경기, 인천을 제외한 비수도권 14개 시·도 국회의원과 시·도지사 등이 참여하는 지역균형발전협의체도 성명을 통해 조특법의 재심의, 재개정을 촉구했지만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원주시와 투자협약을 맺은 기업은 2013년·2014년 각각 7곳에서 2015년 3곳으로 급감했다. 2015년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에서 수도권 규제완화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리고 그해 원주에 투자하겠다는 기업이 급감한 것이었다. 지난해에는 11개 기업이 원주시와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광주-원주고속도로 개통 등 교통 인프라 확대가 결정적 이유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현 정부의 강력한 수도권 규제완화 기조를 뚫고 원주시 자력으로 거둔 성과였다.
 

 그런데 정부는 원주시의 노력으로 획득한 기업도시에 훼방을 놓은 '전과'도 있다. 당초에는 기업도시 입주기업에 법인세와 취득세를 감면하기로 했으나 이후 조특법을 개정, 100억 원 이상 투자하는 창업·신설기업만 세액감면 혜택을 주기로 한 것이었다. 기업도시 개발 시범사업지로 정부는 전국 6곳을 선정했으나 정상 추진된 곳은 원주시와 충주시 뿐이었다. 게다가 충주시는 조기에 기업유치를 완료해 조특법으로 인해 혜택을 누리는 지자체는 원주시가 유일하다는 이유였다고 한다.

 말도 안 되는 논리로 인해 원주시는 기업도시 기업유치에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정부에서 주도한 사업을 정부 스스로 훼손했다는 비난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현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기조는 쉽게 바뀔 것 같지 않다. 다시 말해 우리만의 획기적인 기업유치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금도 원주시는 기업유치에 노력하고 있지만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다. 과거 별도의 TF팀을 꾸리고 대기업 등을 방문해 역동적으로 기업유치를 추진하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전국 지자체가 기업유치에 사활을 거는 상황에서 우리만의 전략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예전처럼 TF팀을 꾸리든, 아니면 전문가를 영입해서라도 새로운 출구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지자체의 기업유치는 노력한 만큼 성과를 얻는다. 그리고 그 혜택은 고스란히 지역주민에게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