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원주시는 소규모 지역축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회촌달맞이축제, 치악산산나물축제, 장미축제, 용수골꽃양귀비축제, 남한강물축제, 섬강축제, 장난감축제 등 7개 관광상품형 지역축제에 손을 대겠다는 것이었다. 7개 지역축제 중 장난감축제를 제외한 6개 지역축제는 원주시 보조금 액수가 1천만 원으로 동일했다. 축제 성격이 다르고, 규모가 다르고, 기여도가 다른데 보조금은 동일했다. 이로 인한 부작용으로는 보조금 규모에 맞춰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각각의 지역축제가 차별성을 갖기 어려웠다.
 

 그래서 원주시 개선방안은 기대를 모았다. 개선방안은 참가자 수가 많거나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축제는 보조금을 상향 지급하겠다는 것이었다. 반대로 그렇지 못한 축제는 보조금을 삭감한다는 게 골자였다. 적극지원축제, 연속지원축제, 보완지원축제 등 3단계로 분류한다는 구체적 계획도 제시됐다. 또한 원주시관광진흥자문위원 4명을 지역축제 평가위원으로 비공개 위촉했다. 평가위원들이 7개 지역축제를 모두 참관하고 평가해 차등 지원의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그러나 올해에도 6개 지역축제에 지원되는 원주시 보조금은 1천만 원씩 예년과 동일하다. 본지 취재결과 평가위원들이 평가서류를 제때 제출하지 않아 보조금 심사위원회에 제출할 수 없었다고 한다. 심사할 자료가 없으니 예년대로 동일하게 책정한 것이었다. 작년 3월 원주시는 지역축제 개선방안을 보도자료로 발표했다. 원주시 공식 입장이었던 셈이다. 당시 보도자료에서 원주시는 '가능성 있는 축제는 발전시키고, 답보상태에 있는 축제는 개선점을 찾는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런데도 평가서류를 제출받지 못할 정도로 허술하게 관리한 건 질책 받아 마땅하다. 행정력 낭비는 물론 행정 신뢰도를 저하시켰기 때문이다.
 

 지역축제 보조금은 규모나 위상, 역할에 맞춰 차등 지원하는 게 지극히 정상이다. 그럼에도 추진위원회 측의 반발은 물론 지역구 시·도의원들의 '불호령'이 두려워 시행하지 못했던 측면이 있다. 그래서 제도화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불발로 그쳐 아쉬움이 크다. 원주시 보조금이 지원되는 사업은 만들기는 쉬워도 없애기는 몇 배 힘이 든다. 관여하는 사람이 많은 지역축제는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제안컨대 이제는 지역에서 개최되는 모든 축제를 관장하고 평가하는 축제추진위원회 구성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지역축제를 조정·통합·지원하는 기구의 필요성은 시의회에서도 여러 차례 요구한 바 있다. 중복되는 프로그램을 조정하고, 발전방안 및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기구의 출연은 필요가 아니라 필수이다. 지역축제는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지역공동체 형성에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래서 전문가를 비롯한 많은 사람의 지혜가 모아져야 한다. 이번 일을 거울삼아 축제추진위원회가 구성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