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구조조정'은 지난해 우리나라를 뜨겁게 달군 뉴스 중 하나이다. 유가하락 등이 원인으로 수출 주력 산업인 조선과 건설, 플랜트 산업 등에 큰 타격을 입혔다. 전방산업인 해운업에 대한 분석이 부족해 선박의 수요감소를 보지 못한 탓이 크다. 신규 수주 감소와 선가하락은 조선업의 불황으로 예고됐다는 점을 경영자들은 간과했다. 다시 말해 기업경영자의 '선택적 지각'의 판단오류로 발생한 문제로 볼 수 있다. 
 

 선택적 지각(知覺)은 기존 인지체계와 일치하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를 말한다. 정보를 객관적, 전체적으로 해석하지 않는 것으로 자신이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이다. 
 

 이런 '선택적 지각'의 일례로 몇몇 이들은 조선업의 불황을 모든 '용접공들의 실업'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플랜트 용접은 사회전반에 걸쳐 널리 필요한 기술이다. 항공, 기계, 자동차 및 건설 등의 산업에서 제품이나 설비의 제조, 조립, 설치 보수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용접기술은 전 공업 분야의 제품생산의 마무리 단계에 도입되어 생산성 및 품질에 영향을 미친다. 다시 말해 산업기술의 척도라 할 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용접의 활용범위와 소재는 날로 광범위해질 것이다. 이런 추세에 따라 용접기술은 학력, 나이에 제한을 받기보단 현장에 적합한 '실력'만으로 인정받는 기술 중 하나이다. 
 

 이는 용접산업기사 취득요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산업기사는 기능사 자격 취득 후 동일직종에 1년간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어야만 응시자격이 주어진다. 그만큼 현장기술을 바탕으로 실무에 적합한 인재를 중요시 한다고 볼 수 있다. 
 

 평생기술로 평생직업을 지향하는 한국폴리텍대학 원주캠퍼스에서도 2016년 과정평가형 산업기사를 도입하여 실무에 적합한 직업교육훈련을 통해 기능인을 양성하고 있다. 도입 첫해에 제2회 외부평가에서 용접산업기사를 13명이나 배출했다. 전국 합격자가 15명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전국 최대 배출을 기록한 것이다. 
 

 과정평가형이란 2014년부터 도입되어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기반하여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교육·훈련 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사람이 대상이다. 내부·외부평가를 거쳐 일정 합격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국가기술자격을 부여하는 제도이다. 과정평가형 산업기사 합격률은 2015년 기준 27%로 그 수준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평균 2~3년 이상 소요되는 산업기사 수준을 1년 과정을 통해 소화할 수 있었던 것은 직무능력표준인 NCS의 능력단위별 체계적인 교육과정과 현장중심의 실습에 활용가능한 최신 장비를 도입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원주캠퍼스에서는 '선택적 지각'에 속지 않고 "실력'으로 승부할 인재를 기다린다.

김선관 한국폴리텍대학 원주캠퍼스 산업설비과 학과장  wonjutoday@hanmail.net